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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2016 한-중남미 함께 가는 미래」 개회사

작성일
2016-06-29 21:17:58
조회수
9577

- 한-중남미 미래 협력 방안 -

레베카 그린스판 이베로아베리카 공동체 사무총장님,
이바라 아르헨티나 현대화장관님,
마르티네스 멕시코 공공행정장관님,
파리아 베네수엘라 무역장관님,
히메네스 페루 따끄나 주지사님,
중남미에서 오신 많은 전문가 여러분,
주한외교단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부에나스 따르데스 (Buenas Tardes), 보아 따르지(Boa Tarde).

안녕하십니까. 먼저, 오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멀리 중남미 지역에서 오신 귀한 손님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제가 작년에 코스타리카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중남미협력포럼(FEALAC) 장관회의 참석후 한국으로 돌아올 때 약 30시간이 걸린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긴 비행시간의 힘든 여정임에도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을 일부러 찾아주신데 대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966년 호주 역사학자 Geoffrey Blainey가 자신의 저서명으로 사용하면서 유명해진 “Tyranny of distance”라는 말과 같이 태평양을 사이에 둔 거리가 교류와 협력을 가로막는 절대적인 장애물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창의력과 상상력에 기반을 둔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확산되는 지금은 더 이상 그러한 물리적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Tyranny of distance를 극복하고 연계성이 강화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지난 1959년 중남미 지역에서는 최초로 브라질과 수교를 맺은 이후 한국과 중남미간의 관계는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면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루어왔습니다.

중남미는 우리의 글로벌 네트워크외교를 통한 연계성 증진에 있어서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초 ‘2015년은 중남미의 해’가 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지난해 남미 4개국을 순방한데 이어서 금년 4월에는 멕시코를 방문하신 바 있습니다. 금년 11월에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하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인의 경우에는 아마 중남미지역과 가장 빈번한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있는 외교장관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해 8월에는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개최된 동아시아 라틴아메리카 포럼(FEALAC)에 참석했고, 올해는 이달초 쿠바에서 개최된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에 참석하였습니다. 쿠바는 한국에게 중남미 지역에서 유일한 미수교국인데, 한국 외교장관으로서는 최초로 쿠바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FEALAC 외교장관회의 및 ACS 정상회의 참석은 중남미지역과의 소통과 연계성을 증진코자 하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우리 정부는 중남미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중미통합체제(SICA),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 등 중남미 역내 다양한 소지역 협의체와의 대화체제 내지 옵서버 참여를 통해서 연계성을 꾸준히 강화해 오고 있는데, 금년중에도 이러한 노력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내년에는 제가 주관하는 FEALAC 외교장관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어서 36개국 외교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데, 양 지역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2013년에는 한국, 멕시코, 호주, 인도네시아, 터키 등 5개 지역별 대표적인 중견국이 참여하는 포럼인 믹타(MIKTA)를 창설하여 범세계적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다자무대 등을 통해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 포럼 창설에 한국과 멕시코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중남미 지역과의 연계성 증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역내 소지역그룹 또는 양자차원의 FTA입니다. 한국은 이미 전세계 75%인 52개국과 FT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 중남미지역은 우리의 FTA 파트너로서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칠레, 페루와 FTA를 체결한 바 있고 콜롬비아와의 FTA는 바로 다음 달인 7월 15일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중미 FTA 협상”도 2015.5월 개시된 이래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금년 4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멕시코와는 금년 4/4분기에 FTA 협의를 개시키로 합의하였습니다. 아울러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페루 등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과의 경제통상분야 협력 확대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양 지역간 연계성 증진에 따라 상호 인적교류도 꾸준히 증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중남미 방문은 2010년 약 10만명 수준에서 2014년에는 17만명 수준으로 증대되었습니다. 중남미 지역에서 한국을 찾는 사람들도 역시 같은 기간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인적교류 추세야 말로 양 지역이 얼마나 서로에게 가깝게 다가가는지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아시아와 중남미, 그리고 한국과 중남미 지역을 가깝게 연결해 주는 촉매는 상호 호혜적 협력 필요성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Brexit에서 보듯이 오늘날 국제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연계성이 높아진 동시에 취약성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통합과 연계성이 커지는 만큼 난민, 테러, 전염병 등 범세계적 도전도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global is local, local is global’이라는 말처럼 세계화와 지역화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와 차원이 다른 초국경적 문제들이 나비효과 처럼 지구촌 어느 곳도 자유롭지도, 안전하지도 않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평화와 안전, 개발, 그리고 인권과 인간존엄이라는 유엔의 3대 목표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중남미 지역은 지구촌 공동의 도전을 해결하는데 협력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이처럼 한국과 중남미가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 협력을 제고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오늘 개최되는 「2016 한-중남미 함께 가는 미래」 행사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중남미 지역에서는 화해와 협력의 확산, 민주주의의 진전, 빈곤 감소 및 중산층의 증가 등 지구촌 그 어느 곳보다도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기회와 도전의 요소가 혼재되어 있는 중남미 지역은 한국과 여러 부분에서 상호보완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인식하에 세가지 측면에서 양 지역간 발전 방향에 대한 저의 생각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째, 상생의 경제협력 파트너십 증진입니다.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 노력중인 한국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가운데 포용적 성장과 불평등 해소를 국가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추진하는 중남미는 상호보완적 파트너십을 증진시켜 나갈 수가 있습니다.

최근 개최된 미주기구(OAS) 및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ECLAC) 총회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바와 같이, 최근의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기침체, 사회불안 해소, 국가 경쟁력 제고, 산업구조 개혁 등은 중남미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페루, 브라질을 비롯하여 많은 중남미 국가들은 한국을 기술발전과 지속적인 혁신의 표본으로 평가하면서 파트너십 증진을 적극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중남미간 협력 파트너십 강화에 대한 기대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이래 최근 1년 사이만 보더라도 구체적인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의 교육용 로봇 협력, 페루와의 한국형 순찰차를 통한 수도권 민생치안협력, 그리고 금년 2월 상파울루에서 출범한 중남미 최초의 창조경제 혁신 프로그램 등은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둘째, 앞서 잠시 말씀드린 바 있는 인류 보편적 가치와 글로벌 공공선 측면의 글로벌 파트너십 증진입니다. 양측은 지난해 유엔에서 채택된 지속가능개발목표 이행과 관련해서 기후변화 대응, 보건협력, 여성인권 증진과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엔 차원에서 평화유지 및 분쟁후 평화구축활동, 그리고 대량파괴무기(WMD) 비확산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쿠바 아바나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임석한 가운데 콜롬비아 정부와 무장혁명군(FARC)간 정전 합의서 서명식이 열린 것은 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합니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더 안전하고 번영된 지구촌을 건설하고자 힘을 모으는 이때, 이 지역에서 북한은 무모하게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면서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금년초 제4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에 이어서, 지난주에도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하고 서반구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매진하는 등 전체 국제사회를 향한 위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찍이 틀라텔롤코(Tlatelolco) 조약을 통해 비핵지대를 이룬 중남미·카리브 핵무기금지기구(OPANAL)의 이사국들이 지난 1월 북한의 핵실험 규타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평가하며, 중남미카리브 핵무기금지기구 회원국들이 북한에 대해 계속해서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셋째, 미래세대간 마음과 마음을 잇는 파트너십 증진입니다. 기존의 정부 대 정부(G2G), 기업 대 기업(B2B) 연계성에 더해서 양 지역간 국민들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인적 교류(P2P) 측면의 연계성이 함께 증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미래 협력의 주역인 한-중남미 청년세대간 접촉면을 넓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칠레와 워킹홀리데이 협정을 체결하였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과도 협정 체결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 초청 장학생 제도를 통해서 청년세대간 학술 교류도 지속해 나가고 있고, 13개 중남미 지역기구에 매년 인턴을 파견하는 등 청년세대의 상호 교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양 지역간에는 쌍방향 문화 교류가 활발한데,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 한류가 확산되는 속도는 아주 인상적입니다. 중남미에는 그 어느 대륙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약 750개의 한류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는 K-Pop에 빠진 많은 청년들이 한글학교에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8월 개최될 리우 올림픽은 양국 청년들의 교류를 증진시킬 또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멕시코의 위대한 시인 옥타비오 파스는 “둘이 서로를 쳐다보고, 서로를 인정해 줄 때 세상은 바뀐다(the world changes if two look at each other and recognize each other)”라고 했습니다. 한국과 중남미가 다양한 도전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진정한 파트너십을 증진해 나간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한-중남미 함께 가는 미래」가 한-중남미간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견인차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무차스 그라시아스 (Muchas Gracias), 무이뚜 오브리가두(Muito Obrigado)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