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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공공외교법 발효기념 심포지엄」 축사

작성일
2016-08-03 11:00:00
조회수
8633

「공공외교법 발효기념 심포지엄」 축사

존경하는 정세균 국회의장님,
심재권 외교통일위원장님,
참석하신 위원님들을 비롯한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립외교원 주관으로 개최되는 「공공외교법 발효기념 심포지엄」에 참석케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남다르다고 하겠습니다.

현대외교에서 공공외교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그런 만큼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과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치열한 公共外交戰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내일 발효되는 공공외교법은 우리나라의 공공외교에 새로운 章을 여는 전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종종 외교는 ‘총성없는 전쟁’ 또는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종합예술’이란 표현을 쓰곤 합니다. 특히, 국가이익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많은 국가들은 국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나날이 복잡해지고 있는 외교전에서 G2G, 즉 정부간 채널에서의 대화와 노력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세계화, 정보화 및 민주화 추세와 더불어 외교정책 결정과정에서 국민과 여론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상대방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찍이 미국의 풀브라이트(J. William Fulbright) 상원의원은 “당신의 생각을 이해하는 한 사람을 얻는 것이 잠수함 하나를 갖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이처럼 상대방 국민의 마음을 얻는 공공외교는 이제 현대 외교정책 수행의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자국 외교부 내에 공공외교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등 범국가적 차원에서 공공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의 경우 OECD 회원국 등 비슷한 수준에 있는 여타국에 비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부족한 공공외교 인프라에 머물러 있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의 위상을 크게 제고시키는데 있어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외교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펼쳐나가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흡했던 것이 현실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당시부터 공공외교를 국정과제의 하나로 채택하여 다양한 공공외교 사업을 추진해온 것은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또한, 국회차원에서는 심재권 위원장님의 ‘공공외교 활성화 및 증진에 관한 특별법안’과 같은 다양한 노력이 있었는데, 지난 4년간의 노력이 이제 결실을 맺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20대 국회에서 외통위가 외교사안으로서는 유일하게 공공외교 강화 소위를 구성한 것도 공공외교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내일 발효되는 공공외교법과 관련 시행령을 통해 이제 우리도 통합되고 체계적인 공공외교 법률체계를 갖추게 되었으며, 이는 선진적인 공공외교를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로서는 국회의 이러한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공공외교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지난 4월 어느 포럼에서 급속도로 변화하는 외교환경 속에서 우리의 외교수행 방식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고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외교를 수행하는 tool box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다양한 외교 수단들을 상황에 맞게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제 우리의 외교 tool box에서 공공외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점은 굳이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로서는 ‘공공외교법’발효를 계기로 몇가지 큰 틀에서의 방향성을 가지고 공공외교 업무를 업그레이드 시켜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갈수록 복잡해지는 글로벌 외교환경 속에서 우리의 주요 정책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키는 정책 공공외교를 중점적으로 추진코자 합니다.

미국, 중국, 일본, EU 등 핵심지역을 대상으로 북핵 및 통일 문제 등 우리의 핵심 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확대해 나가는 일은 전략과 로드맵을 갖고 꾸준하고 집요하게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국내적으로 차기 미국 행정부하에서의 한미관계 방향, 그리고 미국의 아태 재균형정책이 유지될 것인지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에 대한 미 朝野 내 민주·공화 양당의 초당적 지지는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는 점입니다. 약 열흘 전 라오스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저와 케리 국무장관은 한미동맹이 그 어느때보다 ‘넓고 깊고 강력하다(broader, deeper and stronger)’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민주-공화 양측 후보 캠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다양한 측면에서 적극적인 對美공공외교 활동을 통해 한·미동맹의 호혜적 측면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둘째, 우리의 매력자산과 콘텐츠를 개발하여 「문화공공외교, 창의적 공공외교」를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세계의 젊은이들을 매료시키는 K-Culture는 전세계적으로 약 1,500여개의 한류 동호회와 3,600만명의 한류동호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정상 순방외교를 펼치면서 한류와 K-Culture를 매개체로 한 우리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얼마나 유용한 외교자산인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창의적인 공공외교의 대표적인 사례로 작년에 큰 성공을 거둔 ‘유라시아 친선특급’을 들 수 있습니다.

무려 11대 1의 높은 경쟁을 거쳐 선발된 국민참가단과 민·관·산·학·언론계·국회 등 각계각층의 참가자들로 구성된 원정대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혼연일체가 되어 19박 20일 동안 중국, 몽골, 러시아, 폴란드, 독일 등 5개국 10개도시 방문지 현지 주민들과 다채로운 행사 속에 각자의 재능기부를 통해 한국의 멋과 매력을 나누며 훌륭한 민간 외교사절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셋째, 지식 공공외교를 통한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한국 관련 외국 교과서 내 오류를 시정하고, 한국 발전상에 대한 기술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학 진흥 활동 및 ‘코리아코너’ 설치 등을 통해 외국에 한국을 올바로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세균 의장님과 심재권 위원장님께서 강조하신 바와 같이 현대 공공외교의 중요한 공동주체이자 가장 대표적인 multi-stakeholder partner인 ‘국민과 함께 하는 공공외교’를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정부는 지자체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노하우를 활용한 협업사업을 적극 발굴하여 지역경제 활성화 및 청년 실업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공공외교를 수행해 나가고자 합니다.

매년 가을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K-pop 월드 페스티벌 행사에는 매년 수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모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재외공관을 전라북도의 우수한 전통기술인 韓紙의 홍보 공간으로 활용하는 韓스타일 사업 역시 한국 홍보는 물론 한지산업 육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성공적 협업 사례를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협업시스템을 위해 民-政-官 공조를 보다 공고히 하고자 하며, 특히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공공외교강화소위’와 정부의 ‘공공외교위원회’ 그리고 민간 공공외교 참여 단체간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각종 공공외교 사업 시행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코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법령에 따라 공공외교 추진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지구촌에는 창의력과 생산력의 결합에 기반을 둔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미래사회에서는 ‘창조’와 ‘감성’이 변화를 주도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소프트 파워를 활용한 공공외교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외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공외교는 시민사회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집단적인 지혜를 창출해 내는 것이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공공외교법 발효기념 심포지엄」에서 ‘창의적 공공외교’를 위한 전략적 방향과 실천 방안에 대해 내실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신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심재권 외통위원장님, 국회와 각계 전문가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