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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2014년도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사(3.31)

작성일
2014-03-31 14:32:00
조회수
3966

 
2014년도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사

재외공관장 여러분,
그리고 동료 여러분,

작년 이 맘때, 박근혜 정부의 첫 번째 재외공관장회의를 열며, 제가“외교 중흥, 외교 르네상스”를 열어가자고 말씀 드렸던 것을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외교부 본부와 재외공관은 혼연일체가 되어 그 어느때보다도 거칠었던 격랑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며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국․중국․러시아․EU․아세안․인도 등과의 정상회담을 포함한 31회의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에 입각한 정상외교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연중무휴 전개되어온 일측 정치 지도자들의 역사수정주의적 언동에 대한 강력한 국제여론 규합,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 협상 타결과 원자력 협력 협정 개정 협상 진행, 59회의 외교장관회담과 수십회의 전화외교, 북한 및 북핵과 관련된 유관국들과의 전략 대화, 중견국 외교장관회의 창설 등 우리 외교의 모든 분야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고 외교지평을 넓히며 외교 수행방식을 업그레이드 하였습니다. 세일즈 외교 및 경제외교 분야와 한․러 비자면제 협정 발효 등 국민 편익 영사서비스 분야에서도 진전이 있었습니다.
또한 쉴 새 없이 발생하는 외교적 난제와 위기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지만, 대부분 지혜롭게 해결 하였습니다. 주변국들과의 이해관계가 크게 충돌할 수 있었던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같은 고난도 위기를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기면서 성공적으로 풀어냈으며, 리비아에서 납치된 우리 공관원을 유례없이 72시간 만에 구출할 만큼,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고, 탈북자 이송루트 국가들과의 업무협조체계도 크게 개선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올해 초 우리 외교부는 정부부처 종합업무 평가에서 최상위 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것은 국민들께서 우리 외교와 외교부에 대해 보여준 애정과 신뢰의 표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욱 국민을 위해 봉사하라는 독려의 뜻으로 보고 우리 모두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함께 우리의 지구촌 행복외교는 5대양 6대주로 전방위로 뻗어나가고 있고, 세계는 한국의 증대된 역할에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 곳곳 외교 전장에서 24시간 365일 투철한 국가관과 소명의식을 갖고 국익 증진에 진력하신 공관장 여러분들과 공관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간의 노고를 치하 드립니다. 또한 이 기회를 빌어, 새로이 임지로 향하며 각오를 다지는 신임 공관장 여러분들께도 거듭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공관장 여러분,

지난 한해의 괄목할만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 출범 2년차 우리 외교환경은 단 한순간도 한눈을 팔 수 없을 정도로 냉엄하다고 하겠습니다. 한반도에서 동북아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인 도전이 제기되고 있고, 커다란 불확실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오늘 이 시간에도 현존하는 가장 큰 위협입니다. 북한은 바로 어제에도 외무성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하였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여부는 최종적으로 북한 지도부에 달린 것이지만, 그 선택은 북한의 장래를 크게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추가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해온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과 더 큰 협력의 길 가운데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이 만일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반드시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북핵 문제 뿐아니라, 장성택 처형 사건은 이제 북한의 내부정세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직결될 수 밖에 없으며, 왜 새로운 한반도의 건설이 시급한 과제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연중무휴로 전개되는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역사수정주의적 언동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여론의 규탄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는 탈냉전후 국제질서에 새로운 혼돈을 야기하면서, 21세기가 정의와 평화의 시대가 되기 위해서,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딜레마를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확실성과 혼돈이 도전이자 위기라고 한다면,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될 수가 있습니다. 70년대초 동서 데탕트와 90년대초 냉전 종식이 국제정치의 지각변동을 통해 역사의 전진을 가져왔다면, 또다시 2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오히려 기회를 맞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우리 외교는 이러한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견인차가 되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금번 공관장회의는 금년도 국정운영의 핵심과제인 “평화통일 외교”, “창조경제 외교”, “재외국민과 동포서비스 등 국민행복 외교”에 역점을 두면서, 이를 “공공외교․문화외교”로 뒷받침하는데 그 초점을 모으고 있습니다.

첫째, 평화통일 신뢰외교는 향후 4년간 박근혜 정부 외교의 가장 중요한 역점 과제입니다. “세상은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는 사람에게 길을 만들어 준다.”는 말이 있듯이, 새해 들어 지난 첫 3개월은 우리 평화통일 외교가 나가야 할 방향을 보다 분명히 제시한 뜻깊은 기간이었습니다. 외교부는 연초 대통령님 앞 연두 업무보고에서 새로운 한반도 건설을 위해 △ 지속가능한 평화정착 외교, △ 북한 변화 유도 외교, △ 국제적 통일 기반 조성 외교를 3대 방향으로 설정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작년 정부 출범시 “국민행복 시대”의 진정한 완성은 남북한 주민 모두가 행복한 한반도 행복시대 구현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는데, 금년초에 “통일 대박론”을 화두로 던지고 지난 주 독일 국빈 방문을 통해 한반도평화통일에 관한 「드레스덴 구상」을 발표하였습니다.

독일이 분단 45년만에 하나된 독일을 이룬것은 통일에 대한 열망을 갖고 끊임없이 준비한 결과임을 느끼면서, 우리도 통일의 문을 두드리는 노력을 통해 하나된 한국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입니다. 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이 되었듯이, 엘베강의 기적이 대동강의 기적이 될 수 있도록 공관장 여러분께서 역사의식을 갖고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국정기조인 경제부흥을 위해 모든 공관장들이 경제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2017년까지 성장 4%, 고용 70%, 국민소득 4만불, 즉 474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공관장들은 경제외교의 최전선에서 정부의 이러한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해외 역량을 총동원하여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기업의 해외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의 시장개척, 수주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벤처기업 해외 진출, 중소기업 애로사항 해결 등을 위해 공관장이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다음은,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우리 국민의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서 우리의 대외경제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FTA, 사증면제 협정, 투자보장협정, 사회보자협정, 워킹 홀리데이 협정 등을 주재국과 적극 교섭하고, 과학기술 협력, 보건의료협력, 북극 진출 등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G20, APEC, OECD, UN 기후변화회의 및 지속가능 개발회의, 환경 등 글로벌 경제이슈 논의에 적극 참여하여 국제경제 질서에서 우리의 국익을 제고해야 합니다. 또한, 외국의 개혁 우수사례를 우리경제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공관장들이 적극 건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진국의 창조경제 사례와 성공적인 구조개혁 사례를 발굴하여 우리 국내경제를 업그레이드 하도록 하는 노력을 경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재외국민의 안전과 권익 보호에 힘써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존재 이유이자 정부의 가장 본질적인 책무입니다. 특히, 국민행복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정부에서 재외국민의 안전과 권익 보호는 최우선적인 과제이자 국민행복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대통령님께서도 재외공관이 재외국민을 보호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국민의 눈높이에서 현장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지시하신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유념하고, 전 재외공관은 최근 리비아 우리 공관원 납치 사건과 이집트 여행객 테러 사건에서와 같이 국민의 안위가 달린 위기 상황에서, 공관장이 중심이 되어 사전 예방조치를 철저히 하되, 사건 발생시에는 기동성 있게 대응해야 합니다. 고품질 재외국민 보호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매년 증가하는 재외국민 보호 수요에 맞게 대응 역량을 확충해 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재외 국민의 현지 진출을 위한 지원 활동에도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재외동포 정책 또한 고국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공관장 여러분,

오래 동안 준비된 우리의 일관된 외교전략과 이에 기반하여 이루어낸 지난 1년의 외교적 성과,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확인된 우리의 외교 역량을 보면서, 우리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 주 헤이그 핵안보 정상회의, 한중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담, 그리고 독일 국빈방문 행사를 모두 성공적으로 치루면서, 이러한 생각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이러한 믿음이 더욱 풍성한 결실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금년도 공관장회의는 국민의 지지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구체적 실천방안을 도출하는“끝장토론”이 될 수 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회의 프로그램도 실질적이고 집약적인 토의, 생산적이고 뜨거운 토의, 현장과 교감하고 가능한 많은 정책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회의가 되도록 세심히 준비되었습니다.

120년전 갑오년 외세에 의한 실패한 개혁이 국권 상실로 이어졌다면, 다시 맞은 갑오년 올해는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동북아,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여정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분단 70년을 한 해 앞두고 대한민국의 재도약과 하나의 한국을 만들기 위한 소명에 참여한다는 역사의식으로 무장하고, 우리 모두의 각오와 책임을 새롭게 합시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