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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장관, '제1차 한-중앙아 협력포럼' 축사

작성일
2007-11-15 14:55:00
조회수
4791

 '제1차 한-중앙아 협력포럼' 장관 축사
【07.11.15(목), 09:10】


오늘 아침 일찍 이렇게 자리를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존경하는 이브라이모프 키르기즈 외교차관님, 예르멕바예프 카자흐스탄 외교차관님, 율다셰프 타지키스탄 외교차관님, 하지예프 투르크메니스탄 외교차관님, 살리바예프 우즈베키스탄 외교차관님, 멀리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한국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관계에 관심 가진 많은 분들이 자리를 같이해주시고 오늘의 한-중아아시아 협력포럼 창립식에 와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장관, 차관, 차관보, 국장이 한 행사에 동시에 참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외교부가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에 얼마나 많은 관심 열정 갖고 있느냐를 오늘 이 자리가 상징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세계화와 더불어 지리적 거리와 국경간 장벽을 초월한 문명간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는 고대 이래 동서 양문명간 교류와 매개의 중심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역할은 문명과 인종간 갈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국제질서하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세계화의 대표적 현상인 교통ㆍ통신ㆍ물류의 비약적 발전으로 과거 실크로드의 중심이었던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맥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중앙아시아는 우리가 지금 얘기하는 세계화의 원류에 위치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앙아시아’라고 우리가 이야기하는데 유라시아 대륙의 중앙에 있고 아시아와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데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는 의미에서 ‘중앙아시아’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아 지역은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음은 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약 32만 고려인이 중앙아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고난과 역경의 과거를 극복하고 중앙아시아에서 삶의 뿌리를 내린 이분들이야말로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이어주는 가교이기도 하고, 한-중앙아 협력의 가장 중심적 자산이라 생각합니다. 한국과 중앙아시아가 공식 관계를 맺은 것은 15년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가진 공동의 자산을 바탕으로 그간 정치ㆍ경제ㆍ문화 모든 분야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 정상께서 중앙아 각국을 수차 방문하셨고, 각료급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조만간 중앙아시아를 방문해서 그 지역에 있는 대사들과 모여 한-중앙아 협력을 어떻게 강화할지, 또 오늘 회의의 후속조치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투르크메니스탄과 키르기즈에 대사관을 설치했고, 타지키스탄에도 대사관을 개설 추진 중입니다. 이런 기본 외교인프라를 만들고 그 위에서 한-중앙아시아 외교 관계의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 자리에도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만,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중앙아시아에 대규모 또는 중소규모의 프로젝트에 투자 중이며 이런 프로젝트는 상호호혜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중앙아시아와 협력을 하는 여러 분야 가운데 제가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또 정부 각료로서 늘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중앙아시아와 무엇을 나눠가질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그중 가장 소중한 것이 한국의 국가개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0-40년 간 한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가, 한국이 겪었던 시행착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던가에 대한 분석적 접근, 그것이 중앙아시아와 나눌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앙아시아가 전환기적 상황에서 경제체제를 전환하고, 짧은 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루려는 그런 의지에 가장 소중한 자산을 나눌 수 있는 곳이 한국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히 한국은 중앙아시아의 여러 국가들과 ‘개발협력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한국 정부도 그런 면에서 재원 및 자산을 투입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한국과 나누어서 갖자고 하는 요청은 중앙아 뿐 아니라 중동지역, 아프리카, 중남미로부터도 받고 있지만, 제가 볼 때 중앙아시아가 그러한 면에서 매우 적합한 협력의 파트너라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한-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전략산업 상호진출을 통해 경제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입니다. 항공ㆍ석유ㆍ화학ㆍ에너지 이런 분야가 중앙아시아의 강점이고, IT, 물류는 한국의 강점입니다. 서로의 강점을 잘 조합해서 유용한 협력모델을 창출하고 새로운 차원의 협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유라시아 동쪽 끝에 있고, 중앙아시아는 중심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와 한국이 대륙의 주변적 존재로 여겨져 왔고, 실제 그런 측면이 없지도 않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점을 극복, 중앙아시아와 한국이 유라시아 대륙의 새로운 공동체로 발전해나가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의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교류가 이뤄지도록 하는 데 오늘 창립하는 한-중앙아시아 협력포럼의 가장 기본적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포럼을 통해 한-중앙아시아 협력이 한 차원 격상되는 그런 계기가 될 것입니다.

보통 회의나 포럼을 하면, 약간 겉도는 말만 이야기하고 끝내는 경우들이 있는데, 한국과 중앙아가 갖고 있는 여러 공통점, 우리가 지향하는 바의 바람직한 측면 등을 감안해서 이번 포럼 기간 중에는 아주  솔직한 이야기를 했으면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서 상대에게 혹시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측면이 있더라도 차라리 솔직히 얘기하는 것이 진정한 협력을 만드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주 외교적으로 이야기해서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도 의사전달할 수 있는 회의가 되면 최상이겠지만, 많은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5개 협력 파트너들, 외교차관님들이 고도의 외교스킬과 아트를 갖고 하겠지만 저도 이 분야에서 일해본 경험으로 볼 때 섬세한 측면에서만 접근하려다 보면 솔직한 이야기가 안될 수 있습니다.

전체가 모여 있을 때 솔직한 얘기가 어려우면, 내일 조중표 차관과 양자회담을 갖게 되어있고, 여기서도 사이사이에 많은 대화를 할 수 있고, 저녁에 여러분들 모시고 만찬할 때도 기회가 있을 겁니다.

‘처음이니까 그냥 한번 관찰하고 보자’라기보다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바로 본격적인 문제에 들어가서, 회의를 마쳤을 때는, 결과지향적인, 결과가 손에 잡힐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적극적인, 약간의 실수는 두려워하지 않는, 그러한 생산적인 포럼을 해주실 것을 말씀드리고, 오늘 저녁에 만났을 때 다시 좋은 이야기할 것을 기대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아침 일찍 회의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