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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송민순 장관 헤이그특사 100주년 기념사

작성일
2007-07-13 18:07:09
조회수
4315

존경하는 유홍준 문화재청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귀빈 여러분,


 이준 열사의 순국 100주기를 맞아 그 숭고한 뜻을 기리는 자리에 참석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곳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에서도 이준 열사의 순국을 기념하는 행사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인 1907년, 우리 국민들이 나라의 외교권을 박탈당한 좌절감 속에 빠져 있을 때 고종황제의 밀지를 받은 이준 열사 일행은 지구 반대편 헤이그에서 개최된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여 일제의 만행과 폭거를 세계에 알리고, 대한독립에 대한 세계 각국의 지지를 얻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목숨을 건 외교를 통해 위국 헌신한 이들의 용기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비록 헤이그 특사 파견의 목적은 이루지 못했으나, 이준 열사가 주장했던 국채보상운동과 교육문화운동의 정신은 독립운동의 불씨로 계승되어 대한독립의 밑거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준 열사의 헤이그 특사 활동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외교에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의 기치는 ‘세계평화’이었으나 현실적으로 약소국들의 목소리는 외면되었으며, 오늘날에도 국제정치의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은 역사에 있어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지 못한 국가와 민족은 문제 해결의 객체가 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ㅇ 최근 동북아 지역은 강대국간 세력관계가 계속 변화되고 북핵문제와 역사인식 문제 등 복잡한 갈등 요인이 존재하고 있어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혹자는 최근 동북아의 상황을 구한말의 상황에 비교하기도 하나, 100년전과는 달리 이제 우리는 역사의 객체가 아니라, 역사의 주체가 되었으며, 더 이상 과거의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역량과 자세를 다지고 있습니다.  제국주의적 사조에서 공동의 안보와 협력의 시대로 가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ㅇ 이준 열사는 “땅이 크고 사람이 많은 나라가 큰 나라가 아니고, 땅이 작고 사람이 적어도 위대한 인물이 많은 나라가 위대한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듯이, 이준 열사와 같은 희생을 통해 위대한 나라가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ㅇ 모쪼록, 금번 전시회가 이준 열사의 뜨거운 독립 정신을 되새기고, 자라나는 세대들이 위대한 인물을 통해 위대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선생의 뜻을 이어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