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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취임사

작성일
2006-12-01 18:18:02
조회수
3662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취임사

 

 

2006.12.1(금) 16:00

18층 리셉션홀

 

 

   외교통상부 동료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 외교가 커다란 도전들을 안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은 제가 대통령님의 깊은 배려로 외교통상부 장관에 임명되었습니다. 무엇 보다도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격려와 지원을 베풀어 주신 외교부 안팎의 선·후배 동료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그간 우리 외교의 발전과 국위 선양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시고 많은 업적을 남기신 후, 유엔사무총장직 인수를 위해 뉴욕으로 떠나신 반기문 전 장관님께도 이 기회를 빌어 깊은 존경의 뜻을 표하고자 합니다.


   동료 여러분!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제 환경과 우리의 높아진 국가 위상은 더 이상 과거의 관행과 의식에 따라 우리 외교를 수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전략과 접근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나라의 장래를 개척해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들이 우리 외교에 던져져 있습니다.

  먼저 우리 외교가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   핵문제입니다. 우리가 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북한 핵문제를 포함하여 우리의 장래를 가로막고 있는 한반도의 안보문제가 더 이상 우리에게 좌절을 반복시키는 시지프스의 신화와 같은 것이 아니라, 어렵지만 목표 달성이 반드시 가능한 마라톤의 노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진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한·미 동맹은 우리 대외 관계의 기본축입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존재할 것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한.미 동맹은 오늘의 상호이익은 물론 양국이 서로 필요로 하는 내일의 조건에도 부합하는 미래지향적 형태로 더욱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과는 동북아 지역에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실질 우호 협력 관계를 증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웃간의 이해와 존중이 있어야 더 넓은 국제사회에서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교훈을 서로 마음에 새기면서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주변국들과의 건강한 관계를 바탕으로 역내 안보 구조에 단층선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할 때 우리의 미래에 대한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그간 추진해 온 아세안과 EU,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외교 다변화 노력을 계속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답게 유엔의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증진, 테러방지, 군축·비확산 등 범세계적 문제들에 대한 기여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제평화유지활동과 대외원조 분야에 과감히 투자할 때 비로소 국제사회에서 진실로 존경받는 국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추진중인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때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 창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한 보다 ‘내용’이라는 자세를 견지하면서 협상에 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가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나라라는 국제적 이미지를 제대로 형성해야 우리의 대외 경제적 이익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국정부 관련기관들과 재외공관이 유기적인 문화 외교를 펼쳐 나가야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느 분야보다 강조해야 할 일은, 국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사람의 냄새가 나는 영사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어떤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더라도 항상 각자가 바로 정부의 얼굴이라는 인식 하에 따뜻한 대국민 봉사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공관이 상주하지 않는 지역에까지도 영사 서비스 망을 구축하여 우리 국민들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국가로부터 필요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외교는 국민의 이해와 지지에 바탕을 둘 때 비로소 그 가능성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외교 활동을 가능한 많은 범위에서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국민의 이해와 신뢰라는 자양분을 먹고 성장하는 외교를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동료여러분!


 우리 외교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외교의 중심에 있는 외교부가 과거의 틀을 벗어나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지속적인 조직과 인사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외교부는 폭발적인 외교수요에 비해 특히 열악한 인력사정과 예산부족이라는 모순된 환경에서도 힘들게 일해 왔습니다. 또한, 정부부처 사상 최초로 직위분류제를 도입하여 계급을 없애는 등 많은 분야에서 선진적인 제도도 도입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부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냉혹해서, 외교부의 의식과 관행이 새로운 제도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따라서 지속적인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누구나 다 공관장을 할 수 있고 정년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 스스로를 보다 엄정히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우리부의 상황은 힘차게 성장해야 할 후배들에게 불균형적인 희생을 강요해 온 게 아닌가 하는 자문을 하게 됩니다. 외교관은 국가의 이익에 직접 봉사한다는 높은 뜻을 품고 몸을 던지면서 끊임없이 자기발전을 해 나가야 하는 직업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다 책임있는 위치에서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시켜 볼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희망이 있을 때 우리 외교 조직은 생명력을 가질 것 입니다.


   자신이 살던 때보다는 뒤에 남겨놓고 떠나는 집이 더 아름다울때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입니다. 이제 우리는 경륜 있는 외교관들의 축적된 지혜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가면서도, 젊고 유능한 후배들이 우리 외교의 재목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희생도 공유할 준비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외교 역량강화에 필요한 조직과 인사의 혁신을 위해 제2차관에 유능한 외부인사를 제 스스로 영입한 것은 이러한 충정에서 나온 것임을 직원 모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외교부의 업무가 과거보다 양적으로 확대되고 또한 복잡다기해져서 장·차관이 모든 업무를 일일이 챙기기 어렵습니다. 직원 여러분들이 더 큰 책임감과 적극적인 사고를 갖고 임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앞으로 우리 조직의 핵심인 각 국장들은 상응하는 권한을 갖고 소관 분야에서는 자신이 스스로 장관이라는 의식 하에 업무를 수행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각 국의 업무성과에 대해서는 국장이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국 직원의 인선 등 인사 운영도 기본적으로는 국장의 책임 하에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기획관리실은   이를 조직 전체 차원에서 조정하고 지원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장·차관과 차관보급 간부들은 핵심적인 외교 사안들에 집중하면서, 국간의 업무를 조정하고, 정부 안팎의 관련 기관들과 협력을 확대하는데 주력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우리의 외교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역량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총체적 외교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정부 내외의 외교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나가고자 합니다. 단순한 자리 배려차원을 넘어 유능하고 열정이 있는 인재라면 외부로부터라도 영입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울러, 외교통상부내 모든 부서, 모든 직원들이 유기적으로 일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인사 운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채용 경로에 관계없이 능력과 실적이 반영되는 그런 인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기회를 빌어 어려운 여건 하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재외공관장님들과 동료직원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본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과 방침을 만들더라도 결국 우리 외교의 성공 여부는 손과 발인 재외공관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재외공관이야 말로 외교적 경륜과 역량을 펼쳐 나갈 수 있는 현장입니다. 외교관으로서의 보람도 재외공관에서의 외교 활동을 통해 얻는 성취감일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재외공관에서 인적·물적 자원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외공관의 필요한 자원 확충을 위해 저 자신이 앞장서서 최대한 노력하고, 앞으로의 기초도 닦도록 하겠습니다.


  재외공관장님들도 당장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투입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원 소속 부처에 관계없이 현지에 있는 모든 정부 관련 인력을 충분히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특히, 공관장들께서는 훌륭한 직원은 훌륭한 공관장 밑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데에도 역점을 두시기 바랍니다.


   동료 여러분!


   우리에게는 안보와 경제, 재외국민보호 문제에 걸쳐 국제적인 협력의 필요성이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크기 때문에 그만큼 외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많은 다른 나라들의 외교관은 주어진 상황을 잘  관리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사고하면서 행동합니다. 반면에 우리 외교관은 이러한 기본 임무에 추가하여 한반도의 비정상적 조건들을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면서 국가 장래의 여건을 개척해야 하는 소명도 함께 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우리에게는 남다른 창의적 사고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핵심적 국가 이익이 어디에 있는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정해진 물길을 따라가는 외교가 아니라, 우리의 의지와 열정을 통해 그 흐름을 바꾸는 외교를 전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잘 되도록 도와주고 배려하는 것이 개인과 조직, 그리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최선의 길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풍토의 조직 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을 당부합니다.


  외교통상부 동료 여러분!


   우리가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시간 요인이 반드시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은 시간의 압축을 통해 그 지혜를 현실화시키는 지평을 얼마든지 넓혀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원리를 염두에 두고 재임중 우리 외교의 미래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할 것입니다. 외교부 동료 여러분들 모두가 그런 정신을 함께 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끝으로 오늘도 재외공관에서 어려운 여건 하에서 우리의 국익을 위해 땀 흘리고 계실 동료들과 가족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빌어 지난 1여년간 어려운 환경에서도 외교부의 살림을 꾸려오신 전임 1·2차관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