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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외교통상부장관 시무식사 요지

작성일
2006-11-21 15:58:45
조회수
3532

1. 21세기의 변화에 대한 전망 20세기와 마찬가지로 21세기도 생명공학, 신소재, 인터넷등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경제·사회·문화·종교·윤리·정치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게 될 것임.

그러나 모든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방향이 될 것임.

경제사회적으로 20세기에는 공산주의의 발흥과 몰락이 있었음.

공산주의는 70여년에 걸친 역사적 임상실험에 의해 인간의 부와 권익을 증진시키는데 유용한 제도가 아닌 것이 증명되었음.

21세기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이념적 토대로 하는 시장경제(market economy)가 중심이 되는 가운데,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가에 대해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위대한 경제학자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음.

지난 천년간에는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많은 전쟁과 갈등이 있었음.

21세기에도 이러한 문화, 종교의 충돌(clash of civilizations or religions)이 계속되어질 것인지 문화, 종교간 대화(dialogue between civilizations or religions)가 있게될 것인지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21세기의 문화, 종교의 갈등이란 어느 문화, 어느 종교에 속하느냐 보다는 각각의 문화, 종교내의 자유주의자(liberal)와 근본주의자(fundamentalist)간의 대결이 더욱 의미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함.

인간윤리도 급속하게 발달하는 과학기술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바, 우리의 생활윤리도 엄청나게 빠른 변화가 있게 될 것임.

미래의 정치를 전망하는 것이 외교관의 직책인 바, 21세기의 정치 역시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며, 지난 역사가 인간의 존엄성을 제고하는데 가장 좋은 제도로 선택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그 토대가 될 것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구미선진국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제도임을 감안할 때, 미국중심의 단일극체제(uni-polar system)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며, 이와 함께, 중국, EU, 러시아, 일본 등이 이에 도전하는 형태로 multi-polar system이 함께 병존하게 될 것임.

아울러 EU통합의 예와 같이 세계화 속에서도 유용성을 검증받은 지역주의(regionalism) 경향 역시 계속 세력화할 것인 바, 결국은 동아시아도 현재의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높인다는 목표하에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게 될 것으로 봄.

한반도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 지는 자세히 예측할 수 없으나 금세기중 통일이 될 것이며, 본인 생각에 2025년경에는 통일한국이 탄생할 것으로 봄.

한국외교의 과제는 통일을 비롯하여 예상되는 변화들을 어떻게 하면 잘 예측하여 큰 혼란이 없이 잘 정착되게 할 수 있을 것인가임.

2. 우리외교의 주요과제

가. 포용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  

정부수립 이래 4강을 포함하여 유례없는 전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포용정책의 일관적 추진이 가장 중요함.

작년 한중관계가 완벽한 파트너쉽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정부의 우리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의 화답이라 할 수 있으며, 결국 북한도 호응할 것이라는 확신하에 일관되게 포용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임.

나. 동북아의 책임있는 국가로서 범세계적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를 통한 신뢰의 구축

ㅇ 책임있는 중간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인권, 대개도국 지원, 환경,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 통제등 소위 범세계적 문제(global issues)에 대해 기여하는 것이 중요함.

작년의 동티모르 지상군 파견은 우리의 언행일치를 국제사회에 과시한 것으로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외교업적의 하나임. 다. 세계화 과정에의 적극 참여

ㅇ 세계화(globalization) 과정의 핵심은 시장개방(market opening)인 바, 과거 우리생활의 향상도 다른 나라들의 시장개방의 덕택인 면이 많음.

WTO 뉴라운드등에 대처하는 데 있어 무조건 개방을 막는 것만이 애국이라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며, 우리도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책임을 다해 나갈 경우 국제적 신뢰를 확보하게 될 것임.

3. 바람직한 우리외교의 자세

가. 언행일치, 정직의 외교

ㅇ "Honesty is the best virtue in diplomacy."라는 외교학 기본서의 구절과 같이 정직이 외교에 있어 최선의 방책이며, 현재와 같은 Transparency의 시대에는 더욱 그러함. 정직의 외교란 모든 것을 다 얘기하라는 것은 아니고, 구별하여 얘기하되, 얘기할 때는 정직하게 하라는 것임.

나. 독자적 사고(independent thinking)

ㅇ 급변하는 정세가운데 숨가쁘게 합종연횡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외교의 담당자들은 저변에 독자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함.

우리가 우리 운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자각과 함께, 생각하고 깊이 고민하는 intellectual한 외교가 되어야 함.

다. 중간국가로서의 실사구시 외교

ㅇ Middle power로서 우리의 국력에 맞는 실사구시외교를 지향해야 함.

이는 통일과정뿐만 아니라 통일이후의 한국에도 변함없이 적용되는 외교자세임.

라. 외교부 전부서의 단합된 외교수행

ㅇ 행정, 예산, 경리, 외신, 문서, 파우치등 행정부서는 물론 아프리카 지역의 공관에 이르기까지 전체가 좋은 팀웍을 이루어야 좋은 외교의 결실이 가능함.

본인은 평생 행정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있으며, 아프리카 지역 근무시절을 가장 보람되게 여기고 있는 바, 이러한 분들에 대해 응분의 존경과 사랑을 표시해야 함.

마. 전국민의 지지와 지원을 받는 외교

ㅇ 통일이라는 큰 기회가 오더라도 국론이 분열되어 있으면 성취가 불가능함.

동서간의 차이가 크지 않았던 동서독도 통일에 어려움이 있었는 바, 경제문화적으로 더욱 엄청난 차이가 있는 남북간의 통일을 위해서는 전국민이 단합된 가운데 경제문화역량을 배양하여 빈틈없는 준비를 하는 것이 긴요함.

이것을 잘 인도해야 하는 것이 지식인들, 즉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명임.

ㅇ 이러한 도전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세기의 시작에 있어 더욱 정진하여 역사에 기여, 봉헌하는 외교관이 되어야 할 것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