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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98 전재외공관장회의 외교통상부장관 개회사

작성일
1998-04-20 00:00:00
조회수
5011
1998.4.20 정부세종로청사 19층 대회의실 (인사 말씀) 친애하는 재외공관장 여러분,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1998년도 재외공관장 회의를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회의는 50년만에 처음으로 여야간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탄생한 '국민의 정부'의 첫 공관장 회의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회의는 우리 외교가 김 대중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외교지평을 열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과 노력을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협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회의의 주제가 '경제위기 극복 및 안보외교의 강화'인 만큼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 문제뿐 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꾸준히 추진해온 안보 외교 분야의 주요 과제에 대하여도 공관장 여러분들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논의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 3월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취임한 저로서는 이번 회의가 처음으로 모든 공관장들을 직접 만나서 외교 현안과 우리의 외교정책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지난 17년간 국회 통일 외무위원회에서 일해온 저로서는 과거 외무부, 지금의 외교통상부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의정 활동 시절에는 주로 우리나라 외교의 아쉬운 점이나 개선해야 될 점들을 지적하고 논의하는 조언자 내지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막상 외교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중책을 맡고 보니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큰 사명감을 느끼게 됩니다. 다행히 오랫동안 외교와 관련된 의정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이 출범한 '국민의 정부'가 국민과 함께 하는 외교, 국민의 지지를 받는 외교를 펼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이러한 저의 노력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공관장 여러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빌어 재외공관에서 국익보호와 신장을 위해 진력하고 계시는 모든 공관장들과 공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오지 공관에서 어려운 환경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국익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모든 공관장들과 공관원들의 노고를 치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희생과 노력이 정당히 평가되고 보상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경제.통상 외교) 친애하는 재외공관장 여러분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가 경제위기의 극복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김 대중 대통령께서는 지난 4월초 런던에서 개최된 제 2차 ASEM 정상회의에서 실추된 우리의 대외 신인도를 끌어올리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외교 전면에 직접 나서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세일즈 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신 바 있습니다. 특히 김 대통령의 긴급 제안으로 일본과 유럽 국가들이 고위급 투자 사절단을 우리나라에 파견키로 한 것은 김 대통령께서 국난 극복을 위해 온 힘과 정성을 다하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ASEM 전체 회의와는 별도로 김 대통령께서는 중국, 일본, 영국, 불란서 정상과의 개별 정상회담과 영국 금융인들과의 간담회, 영국 경제인 연합회 초청 연설회 등을 통하여 한국의 개혁 조치를 설명하고 외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해 줄 것을 직접 호소하였습니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이러한 대통령의 헌신적인 경제위기 극복 노력과 의지를 받들어 보다 적극적인 경제.통상 외교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ASEM 회원국 정상들이 합의한 고위급 투자 사절단 파견이 빠른 시일내에 실속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본부와 재외공관이 합심하여 열심히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투자 사절단 방한시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여 투자 사절단 유치가 실질적인 투자 유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또한, '기업 활동 지원 준칙'에 따라 전 재외 공관이 우리 기업의 수출 증진과 해외 투자유치 확대에 신속하고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충실한 지원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지난 3월초 장관 취임사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경제.통상외교는 '통상교섭본부'만의 일이 아니며, 재외공관 경제담당관만의 일도 아닙니다. 본부와 재외공관에서 정무 업무를 담당하든 영사업무를 담당하든 간에 어떻게 하면 우리 상품의 수출 증진과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유치 확대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지 항상염두에 두고 모든 일을 처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공관장 여러분들께서는 특히 이점에 유념하시어 공관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총력 체제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그 동안 우리가 얼마나 국제 금융계의 흐름에 뒤떨어져 있었고, 우리의 국제 금융계 협력 기반이 취약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우리 외교통상부가 앞으로 이 부분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김 대중 대통령께서는 금번 ASEM 정상회의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적극적인 정상 외교를 펼치실 예정입니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이러한 우리 대통령의 정상 외교가 경제 위기 극복과 실질 우호 협력 관계 증진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내실있는 정상외교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대북 정책) 친애하는 재외공관장 여러분,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정착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확보하는 일은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 문제에 못지 않게 중요한 우리의 지속적인 외교과제입니다. 김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 밝히신 바와 같이 우리의 대북 정책의 기본 목표는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정착입니다. 신정부는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한 대북 정책기조로서 첫째 북한의 어떠한 무력 도발도 용납하지 않으며, 둘째 북한을 해치거나 흡수할 생각이 없으며, 셋째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가능한 분야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3대 원칙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남북기본 합의서'의 이행과 실천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대통령께서 제안하신 남북 특사 교환이 하루속히 성사되고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신정부는 한반도의 평화환경 조성을 위해 남북대화와 4자 회담을 병행 추진함으로써 두 개의 대화 채널이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대북 경수로 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정경 분리 원칙에 따라 남북경제 협력을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기업인 방북 규모 확대, 대북 투자규모의 상향 조정, 대북 경협절차의 간소화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며, 인도적 견지에서 대북 식량지원도 탄력적으로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신정부는 분단의 아픈 상처인 1천만 이산가족들의 상봉 문제 또는 소식 전달 문제를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어떤 문제보다도 시급한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입니다. 지난 4.11∼16간 북경에서 개최된 차관급 남북 당국간 회담은 신정부의 대북정책 기조하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비료문제 외에도 여러 남북관계 개선 방안이 논의되었습니다. (4강 외교) 주변 4강에 대한 외교는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주변 4강과의 미래 지향적인 우호 협력 관계 정립과 당면한 경제 위기극복을 위하여 4강 외교를 적극 추진 하고자 합니다. 미국과는 가까운 시일내에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미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할 것이며, 한반도 안전 보장의 기축으로서의 한.미 맹방 관계를 더욱 심화.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일본과는 양국간 우호 협력 관계의 강화가 양국 모두의 안전 보장과 경제적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인식하에 어업 협정 교섭 문제 등 현안 문제의 해결 노력을 통해 일본과의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해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 유지 및 통일 여건 조성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협력 파트너인 동시에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한 수출 시장으로서 앞으로 정상외교 등을 통하여 이들 국가와의 실질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다변화, 다원화 외교) 그간의 우리의 지속적인 외교 노력으로 우리의 국제 무대에서의 활동 영역이 이제는 넓게 열려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국제 사회에서 보다 다양한 활동을 내실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탈냉전 시대에 국제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축의 하나가 된 EU 국가와의 관계를 더욱 심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현재 본 궤도에 오른 EU 확대 작업과 내년 1월 출범 예정인 구주 통화 동맹(EMU)이 실현되면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EU의 위상과 비중은 한층 커질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의 EU 외교는 4강 외교를 보완하는 협력의 축으로서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입니다.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지난 제 2차 ASEM 정상회의시 이룩해 놓으신 이들 EU 국가들과의 긴밀한 유대 협력 관계가 더욱 발전되어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2000년 제 3차 정상회의를 우리가 주최하는 만큼 차기 정상회의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하여, 제 3차 정상회의가 우리의 국익에 최대한으로 도움이 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난 런던 정상회의에서 공식 출범한 아시아.유럽 비젼그룹의 의장국으로서 아시아.유럽간의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 설정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도록 적극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국가들과의 관계는 지리적 인접성과 경제적 유대 관계로 인해 우리에게 특별한 중요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ASEAN은 우리나라의 최대 흑자시장이자 가장 큰 건설 수주 지역으로서 경제적 중요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제에 관한 우리의 주요한 협력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국가들 이외에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막대한 시장 잠재력과 풍부한 부존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개발 도상국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들과의 협력은 우리 경제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이며, 우리는 또한 이들 개도국과 과거 우리의 경제 개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남남 협력을 증진할 것입니다. (문화 외교)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도 강조하셨듯이 21세기 외교의 중심은 경제와 문화로 옮겨갈 것이며, 문화를 통한 국가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 경제 홍보에 치중한 나머지 우리의 우수한 문화 예술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함으로써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균형있게 투영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국가의 이미지가 총체적인 대외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단순한 문화의 홍보 차원을 넘어서 우리 상품의 수출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문화 예술 외교를 추진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재외 국민 지원) 우리의 550만 재외 동포는 우리나라가 가진 커다란 자산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취임사를 통해 재외 동포들과의 긴밀한 유대 강화와 그들의 권익 보호를 새정부 주요 외교 시책의 하나로 언급하셨습니다. 재외동포에 대한 종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원을 위하여 재외 동포 재단이 작년 10월말 우리부 산하기관으로 발족하였습니다. 앞으로 재외 동포 재단이 재외 동포들의 기대와 요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가면서, 재외 동포들이 우수한 역량을 결집하여, 조국 발전에 기여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맺음 말씀) 친애하는 공관장 여러분, 이러한 우리의 외교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단결된 조직의 팀웍이 중요합니다. 새정부의 조직 개편에 따라 통상 교섭 본부를 신설하고 새롭게 출발한 외교통상부로서는 타부처로부터의 전입 인력과 외부 민간인 영입 인력이 기존의 외무부 직원들과 '한지붕 한가족'으로서 조화롭게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외교통상부가 melting pot이 되어 화합과 조화 속에 최상의 팀웍이 발휘될 수 있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특히 공관장 여러분들께서는 장차 재외공관에 근무하게 될 이들 전입 직원들과 기존 외무부 직원들간의 화합.단결 문제뿐 만 아니라, 외교통상부 직원들과 타부처 주재관들간의 인화문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주셔야 하겠습니다. 재외공관에서의 인화의 중요성에 대하여는 재삼 강조하지 않아도 공관장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KOTRA 등 주재기관들과도 긴밀한 협력 체제를 갖추어 재외공관과 주재기관의 전 인적자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우리의 국가 이익 증진을 위해 화합하고 단결하여 일해 나갈 수 있도록 공관장 여러분들께서 통솔력을 발휘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국가경제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 모든 공관장 여러분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이번 회의가 우리에게 부과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내실 있는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여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