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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제30대 한승수 외교통상부장관 취임사

작성일
2006-11-21 15:49:24
조회수
3515

(인사말씀) ㅇ 그동안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 오신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드립니다.

특히 어려운 국제환경에도 불구하고, 외교총수의 역할을 훌륭히 해 내시고 어제 이임하신 이정빈 전 장관님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ㅇ 또한 세계 곳곳에서 국내의 여러분 못지않게 어려운 역경에 맞서 대한민국의 국익과 번영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우리 외교관들에게도 열렬한 성원과 격려를 보내 드립니다.

ㅇ 한때 외교통상부에 몸을 담았던 저는 오늘 오래간만에 다시 집에 돌아온 느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변화하는 국제정세 및 한반도 정세)

ㅇ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세계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아니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어제의 세계가 아닙니다. 냉전으로 장식됐던 전후의 국제질서가 완전히 무너지고도 10년이 넘게 흘렀습니다.

ㅇ 아시아도 벌써 변화해 있습니다. 오늘의 아시아는 어제의 아시아가 아닙니다.

정치체제로 갈라진 아시아는 경제체제로 통합과정에 있습니다. 동아시아 발전의 모델이었던 일본 경제의 침체가 10년이 되었고, 체제의 제약을 극복하고 중국경제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을 목표로 비약적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1997년 동아시아의 외환 위기도 아시아를 변화시키는데 큰 몫을 하였습니다.

ㅇ 한반도에도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년 6월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이후 세계 유일의 냉전체제인 한반도에도 급격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외교통상부의 임무)

ㅇ 세계가 변했고 아시아가 변했고 한반도가 변화해가는 그야말로 국제적, 지역적, 남북간 기존질서의 Paradigm 변동과정에서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증진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우리 외교통상부에 있습니다.

ㅇ 그동안 외교통상부는 냉전체제하에서 어느나라의 어느 외교관보다도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건국이후 오늘날까지 냉혹한 외교전선에서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불철주야로 싸워왔던 선배와 동료 외교관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ㅇ 그러나 이제 우리 외교통상부가 활동해야 하는 질서의 틀은 과거의 질서가 아닙니다.

우리들은 이제부터 과거와 다른 국제적, 그리고 지역적 질서와 급격히 변화해가고 있는 남북한간 상호작용을 염두에 두면서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증진시키는 외교활동을 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ㅇ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새로운 질서에는 새로운 외교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외교역량을 창출하고 공급해야 하는 것이 오늘의 외교통상부의 책무인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주변국과의 협조 강화)

ㅇ 그간 국가간의 관계는 경쟁일변도에 근거하였습니다.

그러나 세계화시대, 상호의존시대의 국가간의 관계에서는 경쟁 못지 않게 협력이 중요시되는 새로운 Paradigm이 설정되고 있습니다.

그안에서 우리의 번영을 확보해줄 새로운 동북아시아 질서를 창출하는데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ㅇ 또한 미국의 부시 신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미 동맹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남북 관계를 포용(engagement)의 기조하에서 현명하게 관리해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아가 한.미.일 3국 공조와 함께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고 러시아, EU, ASEAN 등과의 우호적인 협조관계를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계화 시대의 경제·통상 역량 강화)

ㅇ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교통.통신의 급속한 발달로 세계는 한 작은 지구촌이 되어가고 있으며, 전후 반세기에 걸친 체제 경쟁에서도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시장경제체제의 승리는 세계화의 물결을 한껏 드높여 놓았습니다.

세계화의 여러 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는 이제 막을 수 없는 이 시대의 강력한 추세입니다.

ㅇ 무역구조와 국제금융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한 경제.사회, 심지어 정치분야에서까지의 네트워크화로 세계의 구석 구석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조차 실시간대로 보도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게 되었습니다.

ㅇ 한나라의 경제발전과 무역·금융의 변화가 국경내의 거래로 규정지워지는 시대는 이미 지난지가 오래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희소한 나라의 경우, 국제거래는 무역이든, 투자이든, 금융이든 국가생존과 발전의 필수적 요건입니다.

ㅇ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국가간 경제적 마찰은 어쩔 수 없는 필연이기도 하나, 어떻게 이것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또한 슬기롭게 해소하느냐 하는 것도 국가이익의 옹호와 직결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이와 같은 각종 통상마찰의 해소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ㅇ 최근의 세계 경제는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미국경제가 10년간의 신경제의 호황 끝에 경착륙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상태에 들어 갔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도 지난 10년간이 "잃어버린 10년"이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세계도처에 경제적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습니다.

ㅇ 이러한 때일수록 국가간의 통상마찰의 가능성은 커지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국가간 경제마찰은 국내경제의 부진과 정(正)의 함수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ㅇ 세계경제가 불확실할 때일수록 우리 외교통상부는 심기일전하여 시장경제체제의 큰 틀속에서 다른 나라와의 경제마찰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ㅇ 이처럼 우리의 외교역량과 통상협상 능력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하루속히 제고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외교통상부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입니다.

어느 공무원들보다도 능력과 애국심이 뛰어난 외교통상부 직원 여러분은 능히 이것들을 해내고도 남음이 있을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맺는 말씀) ㅇ 이러한 외교·통상노력을 기울여 국가이익을 수호하는데 있어 우리들은 우리 외교 전략과 정책의 최고 결정권자인 김대중 대통령님의 통찰력 있는 외교철학과 원칙을 받들어 이를 실천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ㅇ 다시 한번 여러분의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이제 저와 함께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그리고 외교통상부의 위상을 더욱더 제고시키기 위하여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ㅇ 저는 공직에 몸을 담은 이후 항상 그러했듯이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정도(正道)를 걸으며 여러분과 함께 국가이익을 증진시키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정착을 앞당기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ㅇ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