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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인사말씀

작성일
2002-04-12 00:00:00
조회수
5585

                                                                       

존경하는 유장희 위원장님, 그리고 정책자문위원 여러분,

 

바쁘신 중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데 대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전체회의는 작년 4월 12일 개최된 이후 정확히 1년만에 열리게 되었습니다. 작년말에도 회의가 예정되었었지만 당시 국회일정 관계로 인해 열리지 못하게 된데 대해 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는 바입니다.

 

정책자문위원 여러분들께서 그동안 전체회의와 분야별 회의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도 우리 외교통상정책에 대해 귀중한 조언과 격려를 해 주신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도 여러 가지 외교현안에 대해 좋은 의견을 많이 개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국제정세와 우리의 외교환경은 엄청나게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9.11. 테러사태이후 대테러 전쟁수행을 위한 미국주도의 국제연대가 결성되면서 국제테러리즘과 대량파괴무기 비확산 문제가 안보의 핵심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9.11 테러사태는 'post post-cold war'(탈 탈냉전)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국제관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초강대국 미국의 안보전략 및 외교패턴에 변화를 가져와 강대국간에 협조체제(concert of powers)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하였고, 일본과 독일이 새로운 안보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등 탈냉전 시대와는 다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제2단계 대테러 전쟁의 확전 여하에 따라서는 외교안보전략 뿐만 아니라 국제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국제정세의 변화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의 국익수호를 위해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9.11 테러사태는 한반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부는 9.11 테러사태로 인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소강국면을 타개하고 긴장조성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각적인 외교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부시 대통령의 방한 계기에 공고한 한미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함으로써 대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고, 지난 3월 코이즈미 일본 총리의 방한을 통해 한일 협력관계도 새롭게 다졌습니다. 또한, 본인의 일본과 중국 방문, 차관의 러시아 방문 등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반도 주변 4국의 협조와 지지를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한편, 1994년 제네바 합의(AF)에 따른 북한의 핵사찰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 유예시한이 내년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어 이를 잘 관리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 임동원 대통령 특사를 북한에 파견하여 남북관계의 복원과 테러문제와 대량파괴무기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측이 미북대화와 일북대화에 적극 나서줄 것을 권고하여,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남북한간 6개항에 합의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번 합의는 남북 양 정상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고, 그동안 중단되었던 남북관계를 전면 복원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남북간 합의사항의 이행과 아울러, 조만간 미북대화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일북간에도 적십자회담 재개 합의 등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나가기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본인은 다음주 미국을 방문하여 파월 국무장관, 라이스 대통령 안보보좌관 등 미국 행정부의 주요인사들과 이 문제를 중점 협의할 예정입니다.

 

정책자문위원 여러분,

 

오늘날의 국제정세는 안보전략뿐 아니라 경제 통상분야에서도 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외교노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WTO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에 우리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국, 일본, 중국, EU 등 주요 교역대상국들과 실질협력을 증진하는 한편, 미국의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 이후 우려되는 보호주의 경향에도 적극 대처해야 합니다. 또한, 2000년 기준으로 0.047%에 불과한 우리 GNP 대비 ODA 비율을 확대하여 개도국에 대한 개발협력을 확대하고, 세계 경제þ통상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한þ칠레 자유무역협정을 조기에 타결하는 문제도 중요합니다.

 

2002 월드컵과 아세안 게임 등 국제경기대회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국제적 협력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외교 노력이 국민적 신뢰와 지지없이는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외교라는 것은 엄연한 상대가 있는 만큼 이상적인 목표(Sollen)와 현실(Sein) 사이에는 항상 괴리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직시하고 지혜롭게 최선의 대안을 실현해 가는 것이 정책입안자들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점에서 여러 분야의 지도층으로 계시는 정책자문위원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적극적인 성원을 당부드리면서, 간단히 인사말씀에 갈음하도록 하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