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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2001년 외교통상부 장관 송년사

작성일
2006-11-21 15:46:32
조회수
3886

다사다난했던 2001辛巳年을 보내며 국내외의 외교통상부 가족들에게 送年의 인사를 보내며 一年間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입니다.

우리 외교사에 큰 흐름에서 볼때 2001년만큼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정도로 외교적 노력과 성과가 있었던 해도 그렇게 흔치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국제적 승인을 얻는 과정에서의 외교노력,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체결로 냉전의 긴기간동안 한반도를 지배하던 "정치적 힘의 체제"하에서 평화를 유지토록 한 외교노력, 일본과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체결로 한.일국교를 정상화시킨 외교노력, APEC, ASEAN+3, ARF 등과 같은 지역협력을 통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과 공동의 번영을 위한 외교노력, 탈냉전의 세계정치의 변화와 물결을 잘 타고 세력균형 체제로 이전되는 한반도의 중요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국교수립으로 4강체제를 평화의 틀 속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외교노력, 최근 다양해진 각급의 정상외교를 통해 국가위상을 증진시킨 외교노력, 그리고 우리나라 정부수립과 정치발전과 경제개발에 전초적 지원의 기간이었던 국제연합에 10년전 가입토록 한 외교노력등, 우리 외교의 역사는 짧았으나 이루어 놓은 업적은 눈부셨습니다.

이러한 외교적 노력으로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증진시키면서 외교지평을 한껏 넓혀주신 외교통상부 출신의 선배 외교관 여러분께 우리들은 항상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분들의 올바르고 私心없는 충고를 기대하며 긴 시대적 안목과 넓은 국제적 시각으로 후배외교관들의 외교노력을 계속 지원하고 격려해 주시기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올해, 2001년은 이러한 선배님들이 성취해 놓으신 외교적 성과에 못지 않게 우리 外交史에 찬란한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한 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UN옵서버의 서러운 자리에서 회원국이 되어 당당히 다른 회원국들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된지 불과 10년만에 189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의장국이 되어 명실상부하게 UN 다자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고 국제정치무대에서 발언권을 강화시킨 것이 바로 2001년이기 때문입니다.

UN총회의장국으로서 회원국들의 축하와 존경의 발언을 들으며 UN총회의 현장에서 느꼈던 감격은 거리와 역비례하여 본국에서는 그 감동이 그렇게 크지 못했던 것이 다만 아쉬울 뿐입니다.

더구나 9月 11日 미국내에서 일어난 잔인한 테러사태로 UN창설이후 처음으로 의장직 선출을 하루 늦추면서 삼엄한 경계와 국제적 불안속에 시작됐던 UN총회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해의 UN총회보다 능률적으로 짜임새 있게 그리고 많은 일을 해낸 것이 우리나라가 의장직을 수임하고 있는 제56차 UN총회인 사실에 우리들은 긍지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외교사에 뿐만 아니라 UN사에도 가장 훌륭하게 의장직을 수임한 국가로 기록되도록 하기 위한 사명감을 갖고 우리들은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UN대표부의 선준영 대사를 비롯한 직원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으며 의장실에 소속된 UN총회의장 비서실장 반기문 대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외교관들은 능률적인 업무처리로, 화합적인 인간관계로, 그리고 세계평화와 안정과 번영에 대한 열정으로 UN사무국 직원들로부터는 말할 것도 없고 UN전체 회원국들로부터 어느 의장때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직.간접적으로 UN총회의장 업무수행을 지원한 국내외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저는 제56차 UN총회의장으로서 그 높은 의장직에 올라가 앉을때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준 열사를 잊어본 날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1905년 을사보호조약으로 일본에게 외교권을 강탈당했습니다.

고종은 1907년 네덜란드 Hague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이위종, 이상설, 이준 등을 비밀리에 특사로 파견하여 우리의 독립과 주권을 주장함에 만국의 동의를 얻으려 시도하였으나 일본과 열강의 방해로 그 뜻을 이루지도 못하고 이준 열사는 분사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94년전인 1907년, 44개 회원국밖에 없었던 만국평화회의에서는 발언권은 말할 것도 없고 참관조차 할 수 없도록 망국의 설움속에 국제정치의 냉대를 받았던 우리나라입니다.

이제 전세계 189회원국의 대표인 UN총회의장으로 총회를 주관하고 발언권을 관장하고 중요한 결의안을 주도적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된 사실이 어찌 감격스럽지 않을 수 있습니까?

우리 외교사가 국제정치무대에서의 이러한 찬란한 등단을 어찌 소홀히 다룰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외교적 활동을 장관이 장기간 출장을 다니면서 훌륭히 해 낼 수 있도록 본부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통상교섭본부장, 차관, 실국장등 간부 그리고 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다른 의견들이 분출해 있었음에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특히 최성홍 차관의 적극적 지원과 여러분의 성원이 없었다면 장관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난 3개여월간의 활동에 대한 중간보고, 즉 UN총회 정기총회를 끝내며 본인이 12월21일 UN총회에서 행한 폐막연설은 각실.국.과에 비치되어 있을 것이므로 이 자리에서 자세한 보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UN에서의 다자간 외교 못지않게 올해 11월 Doha에서 있었던 WTO 각료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도하개발 Agenda를 출범시킴에 있어서 국익을 보호하면서 최대한의 노력을 했음을 평가하고,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과 관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잘알다시피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Bush 행정부 출범이후 한.미관계도 2번의 정상회담, UN총회 의장에 대한 예방의 형식으로 UN총회 의장실에서 미국대통령과 외교부장관과의 회담, 세 번의 한.미외무장관회담과 두 번의 추가 만남, 안보보좌관과의 4번의 만남 등으로 양국 외교담당 수뇌부간 상호 신뢰관계는 그 어느때보다도 돈독히 유지되고 있으며, 국제테러의 근절을 위한 국제연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한미동맹관계는 굳건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단절돼 있는 미북간의 대화가 아직도 답보상태에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1998년 10월 한.일 파트너쉽 공동선언이후 2년반동안 관계가 크게 증진되어왔던 일본과는 역사교과서문제,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 등으로 지난 4월부터 약 6개월간 냉각관계가 지속되었으나 지난 10월 두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7개의 현안문제를 적극적으로 협의.해결중에 있습니다.

중국과는 정치.경제.군사.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양국관계가 급속히 심화되어 가고 있으며, 한때 어려웠던 마약범 처형과 관련된 영사문제가 양국관계의 근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외교당국간에 합의를 이루었고 상호신뢰의 관계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중 외교부장관은 다섯 번을 만나 양국관계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와는 정치.경제분야에서 협력을 촉진중에 있고 한반도의 평화체제의 정착을 위해 러시아의 역할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러 외무장관도 그간 다섯 번이나 만나 양국관계와 다자관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가진 바 있습니다.

EU, ASEAN 등을 비롯한 세계주요 국가들과의 외교관계도 정상회담, 쌍무 및 다자무대에서의 회담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무형의 외교자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가 활발하게 쌍무, 지역, 다자간 외교성과를 거양함에 있어서 김대중 대통령님의 국제적 명성과 국제사회로부터 받고있는 존경심이 우리나라의 큰 외교자산이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정치무대에서 Mandela와 더불어 존경을 받고 있는 대통령님은 Mandela가 국제정치무대에서 퇴거한 후 세계각국으로부터 유일하게 존경을 받고 있는 현존한 원로정치인입니다.

지난 1년간 대통령님의 국제적 명성이 UN총회 의장직을 우리나라가 수임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우리 외교가 큰 획을 그을 수 있도록 하였다는 사실을 국내외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2001년은 외교통상부에게 괴로웠던 한해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여론의 비판과 국민들의 우려를 겸허히 받아드려 올해의 잘못된 일로부터 새해에는 더 잘할 수 있도록 많은 교훈을 얻는 슬기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칭찬만해 주기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비판을 해 주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매우 고마운 일입니다.

서운하고 좀 억울한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비판을 고맙게 생각하여 인내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드리는 아량을 갖고 이를 계기로 더욱 다양한 외교노력과 올바른 국내홍보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에서 외교와 통상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들이 항상 염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이 다자간, 지역간, 혹은 쌍무간 관계에 있어서 상대국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일차적인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 국가들과 튼튼한 선린관계를 유지하므로써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증진시키는 것에 우리들은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외교통상부의 본래의 임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가지 역경속에서도 2001년은 우리들이 이렇게 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온 한해가 아닌가 회고해 봅니다.

올해가 저물어가는 섯달 그믐날에, 통상교섭본부장, 차관, 실.국장등 간부, 직원 여러분과 해외에서 국익수호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공관장이하 각급 외교관들, 그리고 주재관들에게 올해 한해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합니다.

뿐만아니라 여러분들의 활동을 위해 올해 한해동안에도 희생과 노고가 적지 않았을 직원 가족여러분께도 저의 깊은 감사의 뜻을 꼭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외교노력이 있었기에 2001년은 우리 외교사에 큰 획을 그어 놓은 한해로 영원히 기록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