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연설문

홍순영 장관 취임사

작성일
1998-08-04 00:00:00
조회수
5976
98. 8. 4.(화) 정부세종로청사 19층대회의실 외교통상부 간부, 동료, 직원 여러분, 여기 대부분 우리 직원들의 얼굴이 저에겐 아주 친숙합니다. 저의 얼굴 또한 여러분에게 친숙할 줄로 믿습니다. 제가 이번에 다시 새로운 직책을 가지고 여러분과 이렇게 마주 대하고 또 이 큰 외교통상부의 일원이 되어 같이 일하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장관의 자리에 서면서 우리 민국 수립 50년에 걸친 외교사를 회상하게 됩니다. 역대 우리 장관들이, 또 우리 외교의 선배들이 많은 어려운 여정을 걸어와서 오늘의 우리가 선 이 자리에까지 왔습니다. 1945년 독립이후에 48년 정부수립, 그리고 50∼53년까지의 6·25동란, 전후처리, 냉전시대 외교 또 탈냉전시대의 외교, 그리고 탈냉전시대 이후의 북방외교, 전문가외교, 경제외교 등의 아주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걸어온 이분들의 헌신과 노력 위에서 오늘 우리 외교가 이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선배 외교관들, 역대 외무부장관들의 이 높은 헌신과 노력이 우리 나라 발전에 기여한데 대해서 깊은 존경과 애정을 가지고 오늘 이자리에 섰습니다. 또 저의 직장 선임이 되시는 박정수 장관께서도 국민의 정부 초기에 외교통상부 구조조정의 큰 임무를 기지고 분투 노력하셨던 것을 높이 평가하고 그분이 시작한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외교 50년이 그러하였습니다만은, 지금 이 시대 이 시간 우리는 참으로 큰 변화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의 제도적 완성이라는 큰 업적을 이룩하였습니다. 지금 이 국민의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추진이라는 큰 구호를 가지고 민주화의 완성을 기해 나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이제 동아시아에서는 드물게 보이는 자유민주주의의 성숙한 국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또한 변화가 막중해서 늘 말하는 globalization, 글로벌시대의 와중에 처해 있습니다. 또 우리의 주변 4강간의 역학관계, 4강간의 세력균형에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주적·독립적 사고(independent thinking)입니다. 독립적 사고를 가져야 세계 모든 나라로부터는 물론이고 우리의 4강, 우리의 주변국가들로 부터도 존경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 독립적 사고라 하는 것은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 자신에 대해 심각한 내부검토(agonizing soul searching)를 할 때 얻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이런 독립적 사고 위에서 참으로 공명정대하게 이 글로벌시대에 맞게 우리가 당당한 외교를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이제 이자리에 취임하면서 느끼는 소감의 첫번째 입니다. 둘째는 이 외교통상부라는 조직도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로 Teamwork가 필요합니다. 그 보스나 장관 한사람의 능력만 가지고는 큰 조직이 운영이 되지 않습니다. 이 Teamwork라는 것은 토론(debate)을 그 기본으로 합니다. 토론이라는 것은 우선 자기 주장을 가져야 합니다. 자기 주장을 하고, 그 기초 위에서 많은토론을 하고, 많은 교류를 하고, 서로 관용하면서, 상호 존중하면서, 상호 희생하면서 그렇게 해서 참으로 좋은 Teamwork가 이루어 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정무와 경제, 영사부문과 행정부문, 이런 모든 것이 합쳐져 외교통상부라는 전체의 그림이 나오는 것입니다. 또 지역적으로 볼 때에는 미국을 비롯한 우리의 4강, 또 아프리카나 중동, 중남미 이런 모든 벽지에 있는 공관에서의 외교가 합쳐져 비로소 이제 외교 전체의 큰 그림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행정지원부서 특히 통신, 타자, 파우치, 수위 이런 모든 것이 합쳐져 상호 존중하고 상호 희생하는 기초 위에서 비로소 완전한 Teamwork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런 완전한 Teamwork가 있어야 비로소 외교통상부라는 큰 조직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 상호 존중하고 상호 희생하는 정신이 Teamwork의 기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셋째로 우리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 구조개혁이 우리 외교통상부에도 그대로 해당됩니다. 이것은 이미 말씀드린대로 박정수 장관께서 시작하신 큰 사업입니다. 이 구조조정의 핵심이 비용효과(cost-benefit)입니다. 비용효과의 큰 기준에 맞게 우리의 조직, 인사, 외교망 등을 개혁해야 합니다. 또 그것 뿐만이 아니고 우리의 외교행태에 있어서도 이 비용효과를 더 존중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외교조직이나 외교행태에 있어서 허장성세의 행태가 있었습니다만은 이 허장성세의 행태를 추방하고 솔직한 외교, 정직한 외교, 우리의 실상에 맞는 외교를 통해서 능률과 생산성이 중시되는 실사구시의 철학을 가진 그런 외교를 추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외교 통상부가 추진해야 할 구조조정, 구조개혁의 핵심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우리 외교통상부만의 부처가 아닙니다. 나라 전체의 외교통상부이고 더 크게 보면 전 행정부, 전 국가의 외교통상부입니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모든 부처를 다 포용하고, 총괄해서 그렇게 해서 국가적 차원의 외교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경제외교시대를 맞아서 다른 경제 부처들과의 긴밀한 상호협력, 상호관용이 긴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여러분이 다 아시다시피 전문가 집단입니다. 참으로 우수한 인재집단인 것입니다. 우리는 지식을 우리의 직업도구로 하고 있습니다. 지식이라는 연장으로 일하고 다른 나라 외교관들과 경쟁하는 것입니다. 지식인답게, 전문가답게 공부하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공부하는 그런 분위기가 요청됩니다. 여러분 하나 하나, 우리 하나 하나가 지식인다운 명예와 자존심을 가지고 공명정대하게 정직한 외교를 추진해 나갈 것을 당부합니다. 저는 이 외교실무 총책의 중책에 임하면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이 임무의 수행에 바치고자 합니다. 평생 닦아온 인격의 힘, 지식의 힘, 육신의 힘을 모두 바쳐서 이 소임을 완수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지원을 거듭 기대하여 마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이 평생을 외교관에서 보낸 직업외교관입니다. 우리 모두 완벽한 Teamwork를 통해서 함께 힘을 합쳐서 우리나라의 발전, 우리 외교 발전에 기여할 것을 거듭 다짐하는 바입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