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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학술회의, 기조연설(2.27)

작성일
2009-02-27 18:33:00
조회수
4557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학술회의
                                             - 외교통상부장관 기조 연설문 -

                                                          2009.2.27(금) 14:00
                                                         (외교통상부 2층 대강당)

1. 인사 말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엊그제로 1주년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학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 1년간의 우리 정부의 외교적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해보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애써주신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님, 위원님, 그리고 외교안보연구원 관계자 여러분들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오늘 발표와 토론을 맡아주실 외교 전문가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여러분께서 들려주실 고견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외교 정책을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에는 평소 우리 외교 정책에 관심이 높은 공직자 여러분들께서도 많이 참석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 각 분야에서 의사 결정을 해가는 과정에서도 국제정세와 외교문제에 대한 통찰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세계화의 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항상 우리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사고방식입니다.

2. 변화하는 국제 질서와 외교 과제

오늘 토론에 앞서 저는 현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몇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정부의 정책이 처한 국제질서 환경의 변화를 같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21세기 세계를 휩쓸고 있는 변화는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세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정보통신기술, 즉 IT의 발달과 대중적 보급으로 인해 국가간 거리가 축소되어, 전 세계는 하나의 마을처럼 가깝게 되었습니다. 
특히, 무역·금융 등 경제 부분에서 통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위 국경 없는 경제가 출현함에 따라, 국가간 상호의존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우리 외교의 주체가 국가에서 기업·시민사회·개인 등으로 다변화되어 가고 있는 것도 세계화의 커다란 특징입니다.
다시 말해, 세계는 좁아지고, 경제는 통합되고, 외교 주체는 다양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며칠전 방한한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처럼 국가· 기업·개인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세계무대에서 동등한 위치를 점하고 서로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는 현 세계화 시대를 ‘세계는 평평하다’,  'The World is flat'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세계화의 진전과 함께 세계금융위기·기후변화문제·테러문제·빈곤퇴치문제 등 범세계적 문제도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범세계적 문제의 공동 대응을 위해 전 세계가 다자적 협력을 펼쳐가는 것이 국제사회의 주된 관심사고 또 한국의 외교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가 처한 상황은 매우 독특(unique)합니다. 냉전 종식 후에도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는 세계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국은 미·중·일·러 등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고, 자원 없이 인력만 가진 나라이지만,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였습니다. 세계화도 우리의 도전이자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3. 이명박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 및 성과

 이렇듯 전 세계와의 협력이 강조되고 있는 세계화 시대에 우리는 적극 대응해 나가기 위하여, 우리 외교 목표를 정부는 ‘성숙한 세계국가’로 삼고 ‘창조적 실용외교’를 전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1년간 우리 정부는 여러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대통령께서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치심으로써, 주변국과의 관계를 격상하고, 세계 각국과 우호협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자 외교 무대에 적극 참여해서 글로벌 가버넌스 논의에 기여하게 된 것도 중요한 외교적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은 처음으로 북해도에서 열린 G-8에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하였고, 11월엔 워싱톤에서 열린 G-20 금융경제정상회의에 참석하였으며,  APEC 정상회의에도 참석하였습니다. 이는 우리의 위상을 국제사회에서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4. 이명박 정부의 외교적 과제
[성숙한 세계국가 실현]

이제 우리 정부는 작년에 거둔 외교적 성과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고, 중장기적으로는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의 외교 비전을 적극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세계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성숙한 세계국가’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여느 나라처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금융위기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그 원인이므로, 해답도 큰 틀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각국과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공동 대응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지난 월요일 대통령께서는 세계경제공황을 극복한 미국의 뉴딜정책을 세계적 규모로 확대한 소위 ‘글로벌 딜’을 제안하셨습니다. 
실물경제 위축과 대량실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이 동시에 재정확대정책을 펼친다는 ‘글로벌 딜’ 개념 속에는 국제 공조만이 위기 극복의 열쇠라는 인식이 바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하나로 연결된 세계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4월 2일 런던에서 다시 개최될 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여해서 글로벌 가버넌스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고,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현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도 국제사회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21세기 국제화·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성장 패러다임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년 6월엔 서울에서 ‘동아시아 기후포럼’을 개최해서 개도국에 적용 가능한 저탄소 녹색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또한 금년 12월 코펜하겐에서 개최될 유엔 기후변화협상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범세계적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큰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제는 사회 구성원인 개개인이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잘 인식하고, 우리 외교는 전 세계 국가들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국민과의 소통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제질서에 대응하기 위해서 세계 각국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정부의 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국가에서 개인으로 외교 주체가 다변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 외교’ 즉 ‘Public Diplomacy’를 적극 전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공공 외교’라는 것은 외교의 대상을 국가 정부로 한정하지 않고 학계·시민사회·국민 등으로 폭넓게 확장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앞으로 공공외교의 중요성은 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외교 분야에 있어 학계나 시민사회와의 연계를 더욱 더 긴밀히 하고, 대국민 홍보를 활발히 펼쳐 가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생각입니다. 


[주변 4국 외교 강화와 한반도 새로운 평화구조 구축]
한편, 세계화로 인해 지역 협력과 통합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반도는 여전히 20세기 분단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구조를 구축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외교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는 작년 한 해 동안 활발한 정상회담을 통해 강화된 주변 4개국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과 관련된 논의를 더욱 진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이번 2월달에 있었던 나카소네 일본 외상 회담과 지난주 이루어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한, 그리고 며칠전 제의 방중을 통해, 한·일, 한·미, 한·중 외무장관회담이 연속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주변4국과의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고,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6자회담에서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하는 등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주변국과의 협의를 더욱더 긴밀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주 방한한 힐러리 미 국무장관과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 관심사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북한 핵 폐기를 위해 6자회담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합의했습니다. 한·미 전략동맹을 심화·발전시키고 한·중 한·일 한·러간 협의를 강화해서, 북한 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함께 남북 관계를 진전시켜 가고자 합니다. 북한 핵 문제와 남북 관계가 상호 추동해서 서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북한은 새해 첫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신년공동사설을 발표한 이후 줄곧 강도 높은 대남비방을 계속해 오고 있고, 이제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양국은 북한이 최근의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조건 없이 남북대화에 조속히 응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동향에 대해 서로 긴밀히 협력하며 대처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어제도 힐러리 클린턴 국무 장관과 전화 통화를 통해서 보츠워스 대북특사의 방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주변국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북한이 대남 비난과 위협을 즉각 중단하고 하루 빨리 남북 당국간 대화에 조건 없이 응하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가고 있습니다.  


5. 맺은 말씀

지금까지 성숙한 세계국가를 구현하고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구조를 창출하는 21세기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외교적인 과제 몇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20세기 냉전 구조 아래선 국가간 대립과 경쟁이 첨예했으나, 세계 각국이 긴밀히 연결된 세계화 구조 속에서는 국가간 협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간 관계가 Zero-Sum (제로-썸)이 아니라 win-win 관계로 패러다임을 변화한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과거 최빈국에서 이제는 세계 14위의 경제국으로 도약한 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 양측 모두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서, 이명박 정부는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교량 역할을 수행하는 등 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우리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고립된 한반도가 아니라 세계와 함께 협력하며 발전해 나가는 한반도, 다시 말하면, Global Network를 구축해 나갈 생각입니다. 
비핵화를 통해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지역 및 세계와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남북간 상생과 공영을 도모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처럼 우리 외교는 금년도에도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의지와 힘뿐만 아니라, 민간과 학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민간간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우리의 외교 역량을 극대화해 나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공직자, 학계 인사, 시민 여러분, 그리고 외교부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상으로 발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