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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변화하는 외교 환경과 한반도

작성일
2009-10-20 13:50:00
조회수
7086

변화하는 외교 환경과 한반도
- 외신기자세미나(10.19) 유명환 장관 -


1. 인사 말씀

ㅇ 존경하는 고학용 한국언론재단 이사장님, 그리고 외신기자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외신기자 여러분들이 모인 자리에서 ‘변화하는 외교 환경과 한반도’라는 주제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ㅇ 오늘 저는 시간적인 제약도 있고 하여, 여러분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북핵문제와 우리의 외교 비전인 ‘글로벌 코리아’의 정책 방향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2. 21세기 세계와 한반도의 외교 환경의 변화

【세계 외교 환경의 변화】

ㅇ 오늘날의 외교 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금융위기·테러·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가 크게 부각됨에 따라, 이에 대처하기 위해 그 어느때 보다도 긴밀한 국제 협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상호의존이 심화된 오늘날의 현실
   과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ㅇ 모든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상호간에 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외교의 패러다임이 과거와는 크게 바뀌었습니다.
 세계금융위기 대응을 위한 G20 정상회의가 일 년이라는 빠른 시간 내에 제도화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외교 환경의 변화에서 기인한 바가 큽니다.

【한반도 외교 환경의 변화】
 
ㅇ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올해초 미국에서는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였고, 지난 9월에는 일본에서 54년만에 사실상 최초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부상(rise of China)과 러시아의 역할 확대로 인해 한반도의 주변 외교 환경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 핵 문제는 계속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동북아 역내 협력 강화】

ㅇ 지난달에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유엔 총회,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정상 외교가 활발하게 펼쳐진데 이어, 이번달에는 제2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중심으로 동북아 협력 외교가 활발하게 전개되었습니다.


 한·중·일 3국은 ‘3국협력 10주년 기념 공동 성명’과 ‘지속가능개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3국 기업인 협의체(Business Summit)를 개최키로 하는 등 3국간 실질 협력 기반을 강화하였습니다. 

ㅇ 3국간 협력 뿐만 아니라, 양자 협력의 토대도 견고해졌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취임 7개월만에 주변국들과의 정상외교를 마무리하고, 이들과 전략적 협력망을 구축하였습니다.
 미국과는 ‘21세기 전략동맹’을, 일본과는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중국·러시아와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각각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것입니다.

【글로벌 코리아 외교 비전】

ㅇ 한반도를 둘러싼 역내 협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글로벌 코리아’를 외교 비전으로 삼고 주변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동북아라는 울타리를 넘어 전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ㅇ 그럼으로서 한국은 선진 일류 국가 즉, ‘글로벌 코리아’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은 무엇보다도 북한 핵 문제가 한반도 평화 정착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것을 우선적인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3.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정책  

【북핵문제의 현황】
ㅇ 북한은 금년 4월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5월에는 2차 핵실험을 실시하는 등 연이어 도발적 조치를 강행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4월)과 결의 1874호(6월)를 채택하고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이러한 북한의 행위에 단호히 맞서 왔습니다.

ㅇ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초청 이후, 억류인사 석방, 조문단 파견, 이산가족 상봉 등 일련의 유화적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계기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자신들의 노력은 변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미·북 양자회담 결과를 보아,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할 용의를 전달해 오기도 했습니다.

ㅇ 그러나, 북측이 보이고 있는 유화적 조치들이 핵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ㅇ 북한은 9.3 유엔 안보리 의장앞 서한을 통해 플루토늄 무기화, 우라늄농축 시험 등 핵 개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10.12에는 금년 들어 세번째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였습니다.

 또한, 북한은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앞서 먼저 미-북 양자대화를 통해 미-북간 적대관계를 평화적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북핵 불용】

ㅇ 북핵을 둘러싼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 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우리 정부는 북한을 결코 핵보유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 일관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ㅇ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비확산 문제는 남ㆍ북한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국제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글로벌 이슈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커져 가고 있습니다.
 내년 4월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다음달인 5월에는 핵확산방지조약 평가회의(NPT Review Conference)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ㅇ 북한의 비핵화와 비확산은 서로 연계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등한시하는 것은 국제 비확산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므로,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안보를 위해서도 북한 핵은 완전히 폐기되어야 합니다.

【Two-Track Approach】

ㅇ 둘째, 한국은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적 행위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이행해 나가는 한편,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 two-track approach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ㅇ 관련국들은 북한이 6자회담에서의 명백한 합의를 파기하고 핵실험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 결과 한·미·일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북한의 우방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까지도 북한측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 한 안보리 제재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ㅇ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재는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을 대화로 복귀시키기 위해 행해지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제재와 대화를 병용함으로써, 북한이 올바른 선택과 결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실현】

ㅇ 셋째, 한국 정부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6자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에 가장 유용한 협상의 틀이라는 점에 대해 5자는 일치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미ㆍ북간 양자 접촉도 어디까지나 6자회담 틀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켜 비핵화 프로세스를 다시 가동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미국 정부도 북핵 문제의 실질적 협상은 6자회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

ㅇ 넷째,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면서, 이를 남북 관계 발전의 토대로 삼고자 합니다.

ㅇ 최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거행된데 이어, 임진강 수해 방지 관련 남북 실무 회담과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이 개최되었는데, 이러한 남북대화의 추이를 지켜볼 것입니다.

ㅇ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 여부는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얼마나 성실히 응하느냐로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핵무장한 북한과 협력하며 공존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북 정책의 주안점은 비핵화에 주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핵 포기의 결심을 보여주면, 우리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에 호응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ㅇ 또한, 대통령께서 밝히신 바와 같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핵심 조치들과, 북한이 얻기를 희망하는 조치들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협상하는 Grand Bargain 구상에 관해 관련국들과 협의해 가고 있습니다.

ㅇ 북한이 진심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을 원한다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하여, 비핵화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내렸음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4. 글로벌 코리아 실현을 위한 정책 

ㅇ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제 협력 강화에 기여하는 한편, 글로벌 코리아로서 국제 사회에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ㅇ 우리 정부는 국제 사회의 세계금융위기 극복 노력에 기여하기 위해, G20 정상회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은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만장일치의 지지로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제 G20는 세계경제협력을 위한 주 논의의 장(premier forum)으로 자리 잡았고, 매년 개최키로 함으로써 제도화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은 G20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기여를 해 나갈 것입니다.

ㅇ 둘째, 정부는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표명하는 등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개도국의 녹색성장을 돕기 위해 2008년부터 5년간 2억불을 지원하는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도 추진 중입니다.


 또한, 오는 12월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상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ㅇ 셋째, 국제 평화 증진, 테러 방지, 개도국 빈곤퇴치 등 국제 사회의 공동 관심사를 해결하는데도 적극 기여하고 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 퇴치 협력을 위해 청해 부대를 파견하였고, 현재 400명 수준인 PKO 파병규모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국민총소득(GNI) 대비 0.09%에 불과한 현재의 ODA 규모를 2015년까지 0.25%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내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과 2011년으로 예정된 제4차 원조효과성 고위급회의 개최 등을 계기로 ODA 체계를 지속적으로 선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5. 맺음말

ㅇ 외신기자와 외교관은 차이점도 있지만, 공통점도 많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각국을 바쁘게 돌아다니고, 국제 정세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본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외교관과 외신기자 사이에 많은 공통점이 존재하는 만큼, 상호 간에 이해할 수 있는 폭도 크고, 협력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봅니다.


ㅇ 오늘의 세미나가 한반도 정세와 한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외교부와 외신기자 여러분들 사이의 거리를 가까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한국 외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국이 글로벌 코리아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