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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21세기 외교의 새로운 도전과 대응” 국제문제 학술회의 기조연설(10.24, 신라호텔)

작성일
2012-10-24 14:14:00
조회수
6482


1. 인사 말씀


금번 세미나를 주최하시는 박진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님, 김병국 국립외교원장님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저명한 국내외 학자와 참석자 여러분,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으로 “2012 IFANS 국제문제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오늘 이 자리는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21세기 외교의 새로운 도전과 대응에 대해 논의하는 의미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21세기는 “아시아·태평양 시대”라고 불릴 만큼 아·태 지역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고, 그러한 아·태 지역의 핵심 지역인 동북아의중심에 위치한 이 곳 서울에서 21세기를 조망하는 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합니다.


2. 새로운 안보 환경의 등장

【 21세기 국제정치 질서의 변화 】

여러분 모두가 느끼시겠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 선진국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브릭스(BRICS), 친디아(CHINDIA)에 이어서 마빈스(MAVINS), 미스트(MIST) 등으로 표현되는 신흥국들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화·정보화로 요약되는 21세기 거대 흐름 속에서 NGO, 시민사회, 기업, 테러집단 등 비국가 행위자의 수와 영향력이 증대하고 있으며, 환경·테러·기술·인권과 같은 비전통적 이슈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21세기 국제정치 질서는 다양화와 복합화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진단과 대처 역시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동북아시아 질서의 변화 】

이러한 국제정치 질서의 변화 속에서 동북아 지역 정세도 커다란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주요국의 이해관계가 교차되는 동북아 지역에는 오랫동안 여러 안보 위협이 존재해 왔습니다. 그 동안 국제사회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는 여전히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도전 요인으로 남아있습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군사적 영향력 증대로 동북아 지역의 안보·경제 구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역사적 근원이 있는 문제들을 둘러싼 역내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러한 갈등이 북핵·북한 문제에 버금가는 잠재적 안보 위협요인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사와 영토 문제가 연계되면서 각국의 민족주의 성향이 점증되는 것도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올해는 동북아 주요국들의 정권이 연쇄적으로 교체되고 있습니다. 4월 북한에 신지도부가 출범하였고, 5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하였습니다. 오는 11월과 12월에는 중국의 신 지도부 구성, 미국과 한국에서는 대선이 실시되고, 일본의 총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역내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내정치 변화가 동북아 국제 질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이와 같이 동북아 정세의 유동성이 증가한 상황에서, 역내 모든 국가들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 나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 북한 정세 】

다음으로 북한 정세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 신 지도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관측되나, 향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 신지도부는 민생 개선과 경제 발전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하였으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선군 정치를 포기하고, 자원을 민생과 경제 부문으로 전용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우리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고,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고자 대남 여론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인도주의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과 수해 지원 제의를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9월부터는 북한 어선의 NLL 침범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문제는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안보 위협입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하고, 핵정책 재검토 가능성도 천명하는 등 핵능력 강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그간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병행 추진한다는 일관된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와 협력의 길을 택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입니다.


3. 세계경제 체제의 변화

【 글로벌 경제의 상호의존성 심화 】

참석자 여러분,

세계화로 인해 상호의존성이 심화된 경제·금융 체제의 출현으로 유로존 재정위기 등 선진국의 경기 둔화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여파가 신흥국에도 파급되는 추세입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회복이 지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투자·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호주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여, 각국 정상들은 G20, APEC 등 정상회의 계기에 무역, 투자 자유화를 통한 경제성장 촉진 및 경제위기 극복을 천명하였습니다. 우리는 보호주의를 막기 위해 글로벌 다자규범에 입각하여 무역, 투자 자유화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도래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1세기는 “아시아·태평양 시대”라 불릴 만큼 아·태 지역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역동성을 발판으로 국제질서 변화의 중심에 있는 동시에,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태 지역의 가장 큰 축을 이루는 지역은 아무래도 동북아 지역입니다.

그러나, 동북아 지역은 한편으로 역내 갈등과 안보 위협 요소들이 잠재하고 있어, 긴밀한 대화와 소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동북아 지역, 나아가 아·태 지역 국가들 간 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생하여, 아·태 지역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주변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4. 21세기의 새로운 외교 이슈들

오늘날 국제사회에는 금융위기 이외에도 개발, 기후변화, 원자력 안전, 재난관리 등 많은 국제적 이슈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또한, 초국가적 범죄와 사이버 안보 문제도 국제사회가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당면 과제입니다. 이러한 초국가적 현안들에 대처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3-14년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선출됨에 따라, 초국가적 현안 해결에 있어 보다 주도적인 기여를 해 나가고자 합니다. 단기간내 최빈국에서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달성한 경험을 살려, 유엔내 논의의 주를 이루는 개도국 관련 사항에 있어 건설적으로 기여하고,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도발을 외교적으로 억지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정세 안정에 보다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정부는 인류 공동 번영을 도모하기 위해 국제개발 협력에 적극 참여하고자 합니다. 한국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공여국의 일원으로서, ODA 예산을 2015년에 국민총소득(GNI)의 0.25%인 30억 달러 수준으로 현재보다 약 2배 증액하고자 노력할 예정입니다.

또한,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경제 발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녹색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녹색성장관련 최초의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설립을 주도하였고, 지난 주말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세계 녹색성장에 주도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편, 우리는 전통적인 안보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핵 테러리즘이나 사이버 공격과 같은 새로이 대두되는 위협들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들도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금년 3월 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여 “서울선언”을 도출해 낸데 이어, 2013년에는 세계 사이버 스페이스 총회를 주최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러한 외교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외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정부와 민간 사회의 역량을 결집하는 ‘총력‧복합 외교’라는 새로운 외교 패러다임을 제시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교 패러다임을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들도 함께 전개하여, 협력하고, 소통하는 국제 사회의 미래를 개척해 나갔으면 합니다.


5. 맺음 말씀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저는 이번 회의가 초국가적인 현안들이 대두되고 있는 국제환경 속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견해들을 교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21세기가 당면한 새로운 외교 이슈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발상과 외교적 함의가 논의되어, 국제적인 공감대 형성에 많은 기여를 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노력을 통해 21세기에는 인류가 더 평화를 구가하고 번영하는 시대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앞으로도 ‘IFANS 국제문제 회의’가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효과적인 해법을 찾아보는 회의로 더욱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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