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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제36대 외교통상부 장관 이임사(2013.3.11, 18층 리셉션홀)

작성일
2013-03-11 11:43:00
조회수
4303


사랑하는 외교통상부 동료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직원 여러분들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정부 출범 준비로 그 동안 고생들이 많으셨고, 정부 초기라 평소보다 업무가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활기있는 모습을 보니, 우리부가 그 어떤 도전도 능히 다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장관 취임 후, 공직 생활을 떠날 때 제가 과연 우리 조직과 후배들을 위해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늘 제 자신을 다스려왔습니다. 그러나 막상 37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몸담아 온 직장을 떠날 때가 되니, 좀 더 잘 할 수 있었던 일들에 대한 아쉬움과 여러분들을 좀 더 잘 배려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먼저 떠오릅니다.
특히, 제가 그간 선배, 동료, 후배 직원 여러분들에게 받은 과분한 사랑과 배려에 미처 다 보답하지 못한 것이 저의 마음의 빚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저를 지원하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국력이 상승하는 시기를 공직에서 보낼 수 있었던 것도 저에게는 큰 행운이자 보람이었습니다. 기억하시는 대로 지난 정부 출범시 2차관으로 기용된 후, 외교안보수석과 장관으로 일하면서 줄곧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셨던 이명박 전 대통령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글로벌 코리아를 완수하고, 선진일류국가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실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외국 인사들로부터 “한국이 하니 역시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직원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또한 작년 업무평가에서 우리부는 처음으로 여러 부처 가운데 최상위권을 기록하였습니다. 여러분들에게 큰 금액은 아니지만 포상금을 나누어 주면서, 일한 만큼 정당한 평가를 받고, 우리부에 대한 외부 인식이 좋아졌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습니다.

이는 결코 쉽게 얻은 결과가 아니며, 여러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이루어 낸 값진 결실입니다. 여러분들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했고, 그간 조직에 여러 차례 시련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여러가지 일에도 의기소침하지 않고 묵묵히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 준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고맙고, 조직의 수장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동북아 역내 불안정성, 국제 역학 관계의 변화, 전 세계적 경제 위기로 인해 우리 앞에는 여전히 많은 도전 과제들이 있습니다. 국익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하는 우리들에게 도전은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미완의 숙제를 너무 많이 남기면서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한편, 정부 조직 개편과 관련하여, 그동안 인수위와 국회에 우리의 뜻을 최선을 다해 설명하였습니다만, 우리부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에 따라 직원들이 정든 직장을 떠나게 된 것을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저는 경제 영토 확대를 통해 2차례의 경제위기 극복에 큰 기여를 하고, 우리나라를 세계 7위 수출대국으로 끌어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한 통상교섭본부가 우리 외교사의 자랑스러운 한 장으로서 남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통상교섭기능이 이관된다고해서 우리의 경제 외교가 결코 위축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외교 정책과 경제 정책의 구분이 없어진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우리부는 미래 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재외공관과 공관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공관이 조직개편에 흔들리지 않고, 경제 외교 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성과를 내고, 국민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우리의 역할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외교통상부 동료 여러분,

외교는 국운을 좌우합니다.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고, 부존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외교는 국가 생존의 수단입니다. 그래서 저는 재임 기간중에 대외 환경에 선제적,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해왔습니다. 핵심 가치에 기반하여 전략적 사고를 하는 정예 외교인력을 양성하고, 총체적인 외교 역량을 결집⋅활용하는 복합 외교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외교통상부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동료 여러분들에게 한 두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복으로서 우리의 눈높이를 국민에게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이 국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져 있다면, 우리 스스로가 변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우리부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도 결국은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 수준에 맞추지 못해서였다고 반성하게 됩니다. 금번 조직 개편 과정에서 우리부에 제기되었던 비판적 견해까지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국민에게 더욱 다가가는 외교통상부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겠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은 외교관의 기본 덕목입니다. 잠시 한 숨을 돌리고, 동료 직원, 관계 기관, 국민, 상대 국가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비록 지금은 한 발 뒤쳐져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진전이 있고,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외교통상부 동료 여러분,

저는 여러분과 함께 국익의 최일선에서 봉직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 어느 나라도 앞서 가보지 못했고, 일러주지 않은 길을 내딛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어내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우리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길을 이어서 더 밝은 미래, “희망의 새 시대“를 개척해 나가는 일은 이제 남아 있는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오늘의 외교는 국가의 내일을 열어갑니다.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주역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시대를 예견하는 외교, 시대를 앞서 가는 외교를 전개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신임 윤병세 장관님은 폭 넓은 식견과 혜안, 그리고 온화한 인품을 두루 갖추고 계셔서, 예전부터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아 오신 분입니다. 윤 장관님을 잘 보좌하여 “통일시대의 기반을 다지고, 지구촌 행복시대”를 열어나가는데 이바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저를 지원하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과 우리 외교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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