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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제5회 한중일 국제심포지엄 축사(4.26)

작성일
2013-04-26 18:33:00
조회수
5870

 
제5회 한중일 국제심포지엄 축사


 공로명 장관님,
 김학준 이사장님,
 최서면 원장님,
 박건일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님,
 오코노기 큐슈대 교수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한반도와 동북아에는 지금 김학준 이사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날씨도 따스해 지고, 아름다운 꽃들도 앞다투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북아 역내 정세는 “춘래불사춘”이라는 말과 같이, “봄은 왔으되 봄이 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도전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의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중일의 새로운 리더십과 동아시아의 질서 재편”이라는 주제에 대해 논의하시는 것은 매우 뜻깊고 시의적절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금번 회의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중일 3국의 경제적 중요성과 국제적 위상은 날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한중일 3국은 전 세계 인구, GDP 및 교역량의 약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미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신장에 따라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고, 그만큼 한중일 3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기대도 높아졌습니다.

 이미 한중일 3국 협력은 지역차원을 넘어서 국제사회 전체의 안정과 발전의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북아 및 동아시아 국가들간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정치․안보적 협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역사와 영토갈등, 군비경쟁, 핵위협, 과거사 문제 등으로 역내국가간 협력에 많은 장애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정치·안보 협력관계와 경제적 상호의존이 조화되지 못한 현상을 “아시아 패러독스”(Asian Paradox)”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것은 동북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가 특히, 한중일 3국이 조속히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로서 우리 세대와 자손, 나아가 국제사회를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특히, 지난 세기 아시아에서의 불행했던 역사에 대한 최근 일부 역내 정치지도자들의 시대착오적, 역사퇴행적 언행은 새로운 동북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역내 국가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서 개탄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자, 미래를 볼수 없다‘는 성찰이 유럽의 화합을 이끌었고 오늘날 유럽연합의 소중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주변국과 신뢰를 구축하면서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을 이루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소중한 성공의 경험이 있습니다. 한중일 3국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008년부터 한중일 별도 정상회의를 매년 개최해 왔습니다. 2011년에는 서울에 3국 협력 사무국을 설립하여 3국 협력 제도화의 기틀을 마련한 바가 있습니다. 작년에는 한중일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하였고, 한중일 FTA 협상도 개시되었습니다. 금년도 한중일 정상회담이 당초 예상보다는 지연되고 있습니다만, 금년중 너무 늦지 않게 서울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번 심포지엄 주제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동북아 3국에서는 모두 새로운 지도부가 등장하였습니다. 동북아의 미래에 대한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면에서 한국의 새로운 정부는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불신과 대결의 구도를 신뢰와 협력의 구도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특히 저희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한중일 3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내 국가간 상호이익이 되는 분야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조치들을 통해 협력의 습관을 형성해 나감으로써 점진적으로 신뢰를 축적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평화롭고 협력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동북아 평화․협력 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동북아 지역의 진정한 평화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남북한 및 주변국들간에 충분한 신뢰가 축적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역내의 심각한 안보위협 요소인 북핵문제에 진전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반도 상황과 동북아 역내 평화․협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동북아 역내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고 또한 한반도 상황의 진전은 동북아 평화협력 추진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그러나 최근 북한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전에 대한 열망을 저버리고 도발과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선제 핵위협을 서슴치않고 핵 보유국 주장을 기정사실화 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제 이러한 도발과 고립의 길을 단념하고 올바른 선택을 통해서 많은 국가들이 걸어왔던 것처럼 변화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박근혜 정부는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과 강력한 설득노력을 함께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의 진정한 변화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축을 위한 우리의 여정에 있어서도 뜻깊은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허심탄회하고 건설적인 토론이 3국 협력의 발전은 물론 아시아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소중한 바탕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