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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국회 한류 연구회' 창립총회 및 정책간담회 발표문

작성일
2013-04-29 17:51:00
조회수
4477

 

한류 확산을 통한 국가이미지 제고와 공공외교

-‘국회 한류 연구회’창립총회 및 정책간담회 발표문(2013.4.29) -



존경하는 박병석 부의장님, 정병국 의원님,
그리고 ‘한류 연구회’ 국회의원님 여러분,  

오늘 ‘국회 한류 연구회’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러한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류와 우리 문화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회 내에 한류를 연구할 수 있는 초당적인 협의체가 결성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류 연구회’가 앞으로 깊이 있는 연구와 토론을 통하여 좋은 정책 제언을 많이 하여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한류 연구회’의 출범을 거듭 축하하면서 “한류 확산을 통한 국가이미지 제고와 공공외교”라는 주제로 제 소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외교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류의 부상 : 공공외교적 분석 

먼저 최근의 외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전통적인 외교는 국가간 정무나 경제외교가 주축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 대중을 상대로 문화예술․지식․교육․미디어 등 소위 소프트파워 자산을 활용하여 국가이미지와 브랜드를 제고하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가 정무, 경제외교와 함께 외교의 3대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공공외교란 ‘외국 대중을 직접 상대하여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외교를 비롯, 정책홍보, 지식외교, 봉사와 나눔 등 다양한 영역이 있습니다. 민주화․정보화의 세계적 확산으로 상대국 일반 대중의 호응 없이는 어떤 국가도 제대로 외교를 펼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또한, 김연아와 싸이에서 보듯이 민간의 활동도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데에 매우 큰 역할을 하며, 한류 열풍은 이렇게 민간이 외교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미국․중국․영국과 같은 강대국들은 물론, 캐나다․네덜란드․호주․뉴질랜드와 같은 중견국들도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이미 오래전부터 앞다투어 공공외교를 강화해 왔습니다.  

특히 미국은 9/11 이후 대외 이미지 개선의 중요성을 절감하여 국무부에 공공외교 차관을 신설하였고, 중국도 2010년 후진타오 주석이 공공외교를 주요 대외전략으로 공표하였으며, 2012년 18차 공산당 당대회는 당의 주요 정책으로 공공외교 강화를 채택한바 있습니다. 우리도 2011년에 ‘공공외교 대사’를 임명하였고, 2012년 초에 외교부 내에 ‘공공외교정책과’를 신설하는 등 공공외교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공외교의 시대에 한류가 부상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류’는 우리가 의도하여 만든 용어가 아니라, 오히려 외국에서 먼저 붙여주었다는 사실을 볼 때 “문화를 통해 외국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공공외교적인 특성을 이미 지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한류의 성장과 국가이미지 제고

다음으로 한류가 미친 효과에 대해 살펴보면,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류는 그 폭과 깊이가 점차 커지고 최근의 싸이 열풍까지 이어져 한국에 대한 총체적인 관심을 끌어올렸습니다.

이제는 K-Pop, 드라마, 영화, 교육, 한국어, 한식, 국악, 게임, 의료, 화장품, 태권도 등 한국의 매력적인 것들이라면 모두 한류에 함될 수 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모든 것, 즉, ‘K-Everything’의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남북대치로 인한 'Korea Discount' 현상이 이제는 'Korea Premium'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제 여행자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류로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 역사, 한국의 대외정책과 국가비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에 바로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외교부의 한류 진흥 및 확산 노력

다음은 외교부가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류 지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외교부는 새 정부의 국정비전인 '문화융성'이 대외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한류 확산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가이미지를 제고하고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공공외교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178개 재외공관이 문화외교와 공공외교의 전초기지가 되도록 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국가브랜드는 경제적 위상에 비해 미흡한 것이 현실이므로, 국력과 역사․문화가 총체적으로 아우러진 품격있는 국가이미지를 창출해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매우 필요한 때입니다.

재외공관들은 현지 관습, 문화적 특성 및 외교적 관계 등을 고려하고 공관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현지 실정에 맞는 맞춤형 한류 확산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류가 일방향적 문화침투나 문화 우월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습니다.

외교부가 재외공관을 통해 파악한 바에 의하면, 2012년 7월 기준, 한류 동호회는 세계 73개국에 843개가 있으며 총 회원수는 약 670만명이었습니다. 이것은 싸이 열풍이 있기 전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훨씬 더 많은 한류 팬들이 있을 것입니다. 공관에서는 한류 동호회들의 활동도 지원해주고 있으며, 문체부 및 KBS와 함께 K-Pop 콘테스트인「K-Pop 월드 페스티벌」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류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한국 관련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방송사 및 영화사와 MOU를 체결하여 방송․영상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우리 영화 및 드라마도 적극 소개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재외공관에서 총 72건의 한국 영화제가 개최되었고, 올해에는 87건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우리 드라마는 중남미․아프리카 지역에서 총 25건이 신규 방영되었습니다.

KBS와 공동주최하는 글로벌 퀴즈쇼인「Quiz on Korea」에는 2012년 1회 대회에 총 2,800명이 참가하였고, 한국의 장점을 소개하는 동영상 콘테스트에는 110개국에서 1,400명이 참가하였습니다. 한식 콘테스트를 비롯, 한식 만들기 체험 등 한식 외교도 70여개 공관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계속 유지를 위해 시범단 파견과 대사배 태권도 대회도 적극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동남아․중앙아․중남미․아프리카․아랍 등 문화교류가 미진한 지역의 문화와 공연을 국내에 소개하는 ‘쌍방향 문화교류사업’도 적극 시행하고 있습니다.

□ 지속가능한 한류의 생태조건과 과제

이러한 상황 하에서 앞으로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류가 머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습니다만, 한류 확산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5000년 역사를 지닌 문화민족의 저력과 예술성이 경제력과 시너지 효과를 낸 측면이 크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의 모멘텀을 잘 살려나가되 차분하고 면밀하게 생각과 지혜를 모아야할 것입니다.

우선,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원칙 하에 정부는 큰 틀의 방향을 가지고 민간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도와주는 고객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외교부가 ‘국민과 함께하는 공공외교’를 적극 추진하는 것도 국민과 NGO의 자발적이고 역동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지 관습과 문화를 고려한 맞춤형․쌍방향적인 교류가 필요합니다. 재외공관은 현지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현지 문화원․교육원 등 공공기관 및 한인회, 지상사 등과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지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다른 문화와 접촉하고 교류할 때 오히려 새로운 창조와 발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외국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한국에서도 활발히 공연되는 쌍방향 교류가 확대되어야 합니다.

둘째, 한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한류의 현지화(localization)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시행하기보다는 현지 한류 동호회나 현지 매니지먼트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해야 지속가능한 한류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싸이의 예와 같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고 하듯이 우리의 독창성과 독특성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이러한 것이 국수주의적이거나 지나치게 우리 중심의 배타성을 가지지 않고 세계와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열린 한류,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한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넷째, 한류를 넘어(Beyond Hallyu) 역사, 개발경험, 대외지원, 국가비전 및 외교정책 설명 등 한국 알리기도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이 지구촌 행복을 위해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가고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나라라는 점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 미래의 한류를 위하여

제 말씀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조지프 나이(Joseph S. Nye)는 “21세기는 군사력․경제력과 같은 하드파워에 소프트파워가 결합된 스마트파워(smart power) 시대”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각국은 소프트파워를 활용한 공공외교를 위해 지금도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국가에 비해 좋은 공공외교의 여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침략의 역사가 없어 진정하게 평화를 주창할 수 있고, 기적적인 경제성장으로 후진국의 롤모델이 될 수 있고 선․후진국간 가교 역할도 잘 할 수 있습니다. 독창성과 보편성, 현대와 전통의 장점을 모두 가진 다양한 문화콘텐츠도 강점입니다.

저는 지난 4.15 서울에서 120여명의 각국 기자들이 참석한 세계기자대회에서 새 정부의 외교정책 강연을 하면서 북한의 위협과 5만명이 운집한 싸이의 공연 등 두 가지 극명한 한반도의 이미지를 대비하여 설명한바 있습니다. 그리고 연설의 결론으로, 북한의 도발에 흔들리지 않는 ‘안전한 한국’, 약속을 준수하는 ‘신뢰받는 한국’, 다른 나라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공감하는 한국’, 개발협력을 선도하는 ‘나눔과 보살핌의 한국’, 지역 및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책임있는 한국’이 바로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이미지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류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할 국가이미지와 브랜드의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외교부는 단순히 우리의 장점과 강점만을 보여주고 자랑하는 한류가 아니라, 이것을 넘어 우리의 정신문화, 나눔과 어울림의 비전 등 한국인의 문화 DNA를 전세계에 보여주고, 한국의 역사와 지식, 국가비전 등을 총체적으로 제시하는 공공외교를 적극 추진해나가겠습니다. 문체부와도 적극 협력하여 우리의 국정비전인 문화융성과 지구촌 행복을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 한류 연구회’를 중심으로 국회 차원에서도 많은 지도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한류 연구회’의 창립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많은 성과가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