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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한-중남미 고위급 포럼 외교장관 개회사(7. 2.)

작성일
2014-07-02 13:03:00
조회수
5531


'한-중남미 고위급 포럼' 외교장관 개회사


마누엘 곤잘레스 산스, 코스타리카 외교 장관님,
리카르도 아르멘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교장관님,
김종섭 교수님,
포럼 참가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먼저 지구 반대편에서 이곳 서울까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 주신 중남미 참석자 여러분께 한국 정부를 대표하여 따뜻한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옛말에“먼데서 온 친구를 맞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하였는데 오늘 행사를 위해 일부러 이곳 서울까지  와 주신데 대해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중남미 사람들은 축구를‘생사 문제보다도 더욱 중요한’일로 생각할 정도로 축구에 열광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현재 월드컵 경기가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데, 이런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를 뒤로 하고 금번 포럼에 참석해 주신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아울러, 바쁘신 가운데서도 이번 포럼에 참석해주신 각국 대사님들을 포함한 주한 외교단, 국내 금융기관, 연구기관 관계자분, 교수님, 전문가, 기업인, 학생 여러분 등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콜롬비아의 대문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는 과거 남미대륙이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거쳤던 지난한 여정을 그의 명저인「백년간의 고독」을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렸습니다. 그러나 중남미는 이제 더 이상 변방의 고독한 대륙이 아닙니다. 세계는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미래의 대륙으로 세계무대에서 도약하고 있는 중남미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중남미는 경제성장을 지속하여 아시아와 함께 가장 역동적인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중남미경제위원회(ECLAC)에 따르면 중남미 지역은 지난 10년간 교역규모가 3배 이상, 해외직접투자 유치 규모는 2배 성장했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지난해까지 연평균 4% 성장을 시현하는 등 아시아와 함께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미 독립의 영웅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는 “중남미의 통합 없이 중남미의 미래는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비록 볼리바르는 하나된 중남미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나, 하나의 중남미라는 볼리바르의 꿈과 이상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2011년 출범한 CELAC(쎌락), 즉,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는 중남미․카리브 33개국 전체를 아우르는 최초의 지역협의체이자 중남미 통합 노력의 대표적인 예로서 중남미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한-중남미 고위급 포럼에 CELAC을 대표하여 콰르테토 회원국 외교장관님들이 참석하시게 된 것은 한-중남미 관계에 있어 매우 뜻깊고 시의 적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나라와 중남미 관계는 1959년 브라질과의 수교를 필두로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맺기 시작한 이래, 오늘날까지 꾸준히 발전되어왔고 특히 최근 10년간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지난 10년간 교역은 2003년 134억불에서 2013년 550억불로 증가하였으며, 투자 또한 200억불을 넘는 등 한국 기업의 중남미 진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역과 투자를 넘어 에너지·자원 및 인프라, 개발협력, ICT, 환경, 보건·의료, 전자정부, 농업, 치안 등 실로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도 한국과 중남미는 상호 긴밀히 협력하는 소중한 파트너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기후변화, 환경, 개발 및 빈곤퇴치, 사이버안보, 군축 및 비확산 등 글로벌 이슈에서 서로 공조하는 협력관계로 확대․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CELAC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협의체와의 협력 또한 한-중남미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CELAC과의 협력메커니즘은 물론, 중남미와 동아시아간 유일한 다자협력체인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포럼(FEALAC)에서 한국은 사이버사무국을 운영해 오면서 양 지역간 건설적인 교량역할을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미주기구(OAS), 유엔중남미경제위원회(ECLAC), 중미통합체제(SICA), 카리브공동체(CARICOM) 등 소지역 그룹들과도 다양한 협력사업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나아가, 중남미의 떠오르는 별로 부상하고 있는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에는 2013년 옵서버로 가입하여 새로운 협력채널을 구축하고 있으며, 중남미내 가장 큰 경제권인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와는 중단된 대화채널을 재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한국과 중남미는 이제 일상생활에서도 서로에게 가까운 이웃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중남미 젊은이들이 한국 음악과 드라마를 접하고 있고,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보사노바, 살사, 탱고 등 라틴 음악과 남미 포도주 등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중남미 고위급포럼」은 2008년부터 매년 개최되어 오늘로 일곱번째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포럼은 이제 한-중남미 관계에 있어 빼놓아서는 안될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지리적 원거리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 포럼이 계속 열릴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큰 관심과 협력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포럼은 “Sharing Vision, Deepening Partnership”이라는 주제로 상호 정책과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과 중남미간 발전적 미래를 논의하며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토의할 예정입니다.

첫 세션에서는 CELAC 콰르테토 외교장관들께서 참석하는 가운데 CELAC의 발전방향과 한-CELAC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둘째 세션에서는 중남미의 유수한 연구기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남미의 도전 과제와 한-중남미간 협력 강화방안에 대한 토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마지막 셋째 세션에서는 중남미 개발금융기구 인사들을 모시고 국제 개발금융기구를 통한 한-중남미간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한-중남미 고위급 포럼은 정부차원의 교류의 틀을 벗어나, 경제, 사회, 학술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이끌어 가는 한-중남미 소통의 실질적인 장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아무쪼록 참석해주신 여러 장관님과 중남미 유수의 연구기관 및 금융기관 고위급 인사분, 그리고 국내 금융기관, 연구기관 대표분, 교수님들간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한-중남미간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쉽이 한층 강화되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포럼과는 별도로 제가 오늘 오후에 CELAC 콰르테토 외교장관님들과 함께 「한-CELAC 트로이카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사실 우리 정부는 CELAC 출범 이듬해인 2012년부터 유엔 총회 계기에 한-CELAC간 공식 대화채널로서 이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해 왔습니다. 올해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번에 방한하신 콰르테토 외교장관님들과 함께 서울에서 처음으로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하게 되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만큼 저는 이번 회의가 한-CELAC간 협력메커니즘을 확대․강화시키고, 한-중남미 관계 전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바쁜 시간을 내시어 이번 포럼에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중남미에서 오신 분들께는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과 많은 보람을 간직하고 돌아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무차스 그라시아스!(Muchas Gracias, 스페인어)
무이뚜 오브리가두!(Muito Obrigado, 포르투갈어)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