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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유라시아 친선특급 기념 리셉션 축사

작성일
2015-08-01 16:51:00
조회수
6208

 유라시아 친선특급 기념 리셉션 축사

유라시아 친선특급 기념 리셉션 축사

존경하는 드 메지에르 전 동독총리님,
강창희 전 국회의장님,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님,
최연혜 코레일 사장님,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지난 7월 14일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국에서 출발한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지구 둘레의 3분의 1에 달하는 1만 4천여 km의 긴 여정을 마치고 어제 마침내 종착지 베를린에 도착하였습니다.

서울을 떠나 지난 18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여러분들의 건강한 모습을 이곳에서 다시 보니 더욱 반갑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팀 코리아가 이룬 성취감을 공유하면서 여러분들께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박수)

이번 친선특급 행사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오늘 피날레 행사를 갖는 순간까지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76명의 국민공모 참가자 선정에 무려 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아마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외교 행사로 이처럼 국민 여러분들의 높은 관심과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행사도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또한, 이번 친선특급 여정에는 우리 역사의 험난한 여정과 분단 극복의 의지를 일깨워주는 소중한 분들이 다수 함께 하셨습니다.

고종황제의 특사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되어 을사늑약의 무효를 외치다 순국하신 이준 열사의 외증손자, 한국독립의 등불이 된 안중근 의사의 6촌 손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월계수로 일장기를 가리고 시상대에 선 마라톤 영웅 故 손기정 옹의 외손자 등 자손들, 평양에서부터 참가해 주신 주북한독일대사관 외교관, 그리고 평양과학기술대 치의학과 학장님.

이 분들의 참여는 친선특급이 단순한 친선이나 물리적 연계를 넘어서 유라시아 전역에 전파하는 통일과 통합이라는 우리의 메시지를 보다 의미 있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친선특급 열차가 러시아, 중국, 몽골, 폴란드, 독일 5개국 10여개 도시를 거치는 동안 현지 국민들의 높은 성원과 참여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처음 만난 현지 국민들과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자들은 바로 친구가 되었으며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환대는 유라시아가 하나의 대륙임을 실감케 하여 주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5개국 10개 도시를 달리면서 우애와 신뢰, 그리고 화합의 숭고한 메시지를 유라시아와 전 세계에 전파하였습니다. 이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이 단절과 고립, 갈등과 분쟁을 극복하여 유라시아를 평화와 신뢰 그리고 창조의 대륙으로 거듭나게 하자는 대한민국 정부의「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신의 구체적 시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일찌기 2002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설에서, 남북한을 철도로 연결하고, 한반도와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철도를 통해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경제통합을 앞당기고, 유라시아 대륙의 발전과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구상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이번 친선특급은 우리가 꿈꿔온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이번 유라시아 친선특급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공통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것은 유일한 단절고리인 한반도 북녘 구간을 거치지 못한 아쉬움일 것입니다. 저는 조금전 여러분들과 함께 전승기념탑 앞에서 브란덴부르크 문까지 2km의 마지막 도보행진을 하면서 우리가 여정을 시작할 때 채우지 못했던 그 단절의 구간을 잇기 위한 짧지만 웅대한 발걸음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혼자 꿈을 꾸면 그것은 단순한 꿈으로 끝나지만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 연설을 한「마틴 루터 킹」목사는 “We shall overcome”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어제까지 1만 4천 여 km를 달려온 여러분들이 내쳐 도보행진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과거 분단의 현장이었던 오늘의 통일 베를린을 걸으며 한반도 통일을 향한 염원을 품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년 3월 박근혜 대통령께서 독일 국빈방문시 드레스덴에서 연설을 통해 유라시아 서쪽에서 독일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통일을 이루었듯이, 유라시아 동쪽의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결의 장벽, 불신의 장벽, 사회문화적 장벽, 단절과 고립의 장벽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제안을 하셨습니다. 25년전 독일이 해냈듯이 우리도 해낼 수 있습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분단의 상징에서 통합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을 최종 목적지로 선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단절된 북녘땅을 끊어진 철도와 도로가 다시 달리고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자유와 번영이 넘쳐 흐르는 땅으로 거듭나도록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과 함께 국제사회의 지지도 필요합니다.

오늘 유라시아 친선특급 열차의 기적소리는 멈추지만 이는 내일 이어 달리기 위한 충전을 위한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위한 우리의 함성은 메아리 되어 한반도 통일의 그날까지 계속 울릴 것입니다.

26년전 독일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졌을 때 독일국민들은 브란덴부르크 門 앞에서 하나가 되어 외쳤습니다. “Wir sind ein Volk(우리는 한 민족이다)" 바로 그 역사의 현장에서 독일 통일 25주년을 축하하며, 한민족 통일의 꿈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우리 모두의 염원을 곧 연주할 것입니다.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통일 열차를 타고 한반도를 종단하여 다시 이곳에서 통일 축하 공연을 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입니다. Danke Schoen.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