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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고위급회의 환영사

작성일
2015-09-09 09:29:00
조회수
7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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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고위급회의 환영사

(비공식 국문번역)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님,
한민구 국방부 장관님,
마가렛 찬 WHO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지난 주 북극 기후변화의 최전선인 알래스카에서 열린 북극 외교장관회의(GLACIER)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빙하가 빠른 속도로 소실되고, 툰드라 지역이 산불에 시달리는 등 북극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변화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북극에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위도 지역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심각한 겨울철 혹한 현상도 북극이 지구의 육지, 바다, 그리고 하늘 등 전역에 걸쳐 미치고 있는 영향의 한 가지 예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제가 오늘 회의에서 기후변화를 거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후변화와 마찬가지로, 오늘 다루게 될 이슈인 보건안보 역시 全지구적 해결을 요구하는 초국가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북극은 사람의 발길이 잘 미치지 않는 외딴 지역일지는 모르나, 기후변화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가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구촌 어느 곳도 감염병의 진원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작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발발한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는 오늘 여기 있는 우리 모두에게 초국경적 감염병 대응에 있어 국제사회의 취약성에 대한 경종을 울렸습니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에 힘입어 국제보건 문제에서 많은 진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유형의 초국경적 감염병에 대한 예방·탐지·대응에 있어 국가별·지역별로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마가렛 찬 WHO 사무총장은 에볼라 사태를 계기로 국제보건 위기 대응에 있어 획기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오늘 우리가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이라는 기치 아래 모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한 글로벌보건안보구상의 출범이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해 제1차 회의에서 우리는 세 가지 측면에서 공통의 이해를 갖게 되었습니다. 즉,
- 보건안보는 공동의 대응을 요하는 공동의 위협이라는 점,
- 보건안보는 안보뿐만 아니라 개발협력 및 인권 측면을 아우르는 종합적 접근을 요한다는 점,
- 보건안보는 정부, 시민사회, 기업, 그리고 학계로 구성된 다중이해당사자들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에 있어, 이러한 측면들은 공중보건, 재난관리와 같이 한국이 실질적인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는 분야들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인도주의 외교’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작년 에볼라 사태에 직면하여 한국 정부는 긴급의료팀을 파견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서아프리카로부터 가장 먼 거리에서 의료팀을 파견한 국가로서, 치명적인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 동참에는 거리가 장벽이 되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우리는 WHO, 미국 및 여타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를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극복해 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감염병 발생시 대응에 있어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간 보건의료 협력과 동북아 다자협력 제안에서도 드러나듯이, 보건안보는 동북아에서도 남북간 및 소지역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에볼라 및 메르스 사태가 수습되고 난 중대한 시점을 맞아 GHSA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정치적 의지의 결집입니다. GHSA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지 결집과 인지도 제고가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 회의에서 우리가 채택할 결과문서는 GHSA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이 될 것입니다.

둘째, 국제보건 시스템의 약한 고리로 남아있는 개도국들의 역량 배양에 대한 지원입니다. 이는 全지구적 차원의 복원력과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듯이, 한국은“Safe Life for All”구상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2016년부터 5년간 세계 각국에 총 1억달러를 투입하여 △예방접종, △보건 시스템 개선 및 △보건인력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계획입니다.

셋째, 생물테러 대응능력 강화입니다. 병원균과 독소는 테러리스트 및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무기로 악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WMD) 가운데 유일하게 생물무기는 아직 적절한 검증체제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국은 생물테러에 대한 국제적 방어체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의 경험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중 일부가 참관하신 한미 합동 생물방어 연습, Able Response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한국의‘인도주의 외교’에 있어 보건안보와 개발협력은 핵심 요소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 소중한 보건안보구상의 성공을 위해 기여할 것입니다.

20년 전, 더스틴 호프만이 출연한‘아웃브레이크’라는 영화를 보았을 때, 저는 그러한 소설 이야기가 오랜 시간이 흘러 현실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계속 좁아지는 이 세상에서 기후변화든 감염병이든 우리가 먼저 생각하고 앞서 행동하지 않으면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엄숙한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앞서 나간다면 우리는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여러분께 드리는 제 메시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