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미니카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도미니카공화국 대선 결과와 향후 경제개발 추진 전망

도미니카공화국은 지정학적 측면에서 카리브해의 중심에 위치한다. 좀 더 범위를 넓혀보면 중미지역(멕시코 제외)에서도 중앙에 위치해 있다. 지경학적 관점에서 볼 때, 역시나 북미시장에 근접한 주요 국가로서 공급망 차원에서 핵심적인 국가로 평가된다.

이는 과거 미국과의 역사적 관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916~24년에 걸쳐 미 군정의 통치를 받았으며, 군부 쿠데타 세력과 민중의 충돌이 있었던 1965년에도 미군 42,000명이 진주하며 질서를 회복시켰다. 히스파니올라(Hispaniola)섬은 미국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통상 측면에서도 당시 전략물자로 여겨진 설탕을 대량 생산하는 기지였다. 지금도 라로마나(La Romana) 지역엔 대규모 설탕 공장이 존재하고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對 미 최대 수출 품목은 설탕의 차지였다. 이런 상황 하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은 아비나데르 대통령 시기인 지난 2022년 말에 중미지역에서 최초로 ‘인구 1천만·1인당 국민소득 1만 불’의 중진국 진입을 이루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금번 아비나데르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도미니카공화국의 각종 국책 및 PPP 방식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여겨진다. 그간 우리 기업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전력, 에너지, 교통 등 기간 인프라 분야에서 양호한 투자를 시행하였고 1970~80년대 섬유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분야에 적극 진출하여 북미와 유럽시장 수출을 공략한 바 있다.

아비나데르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혁신과 개혁을 주문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정부와 산업 등 전 분야에서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로 세제개편, 재정개혁, 공공투자 재검토 등 중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요구되는 제도개혁을 통해 외국인투자 및 기술의 유치를 확대하고 정부와 공공분야의 효율성을 도모하고자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간 지식공유사업(KSP)을 통해 경제개발 정책은 물론, 교통, 관세, 하수도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왔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일부 인사들은 한국의 전자정부(e-Government)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지난해 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한 저력이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관광입국에서 산업입국으로 나라를 변모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기회로 반도체, 의료기기 등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수출자유무역지대(Zona Franca)를 더욱 확대하고 지리적 이점을 살려 중미지역의 물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관세체제 개편, 항만 시설 확대, 북미지역과의 항공자유화 협정 체결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도미니카공화국과 육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이티는 역사적인 폭력과 혼란 상태로 정부가 붕괴되다시피한 바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우리 기업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양국에 북미시장을 겨냥한 상당한 투자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다수의 우리 섬유기업이 양국에 진출해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에게 아이티는 안보위협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신규 투자처이자 주요 무역 파트너다. 단적인 예가 북부 다하봉(Dajabón) 국경 지역의 코데비(Codevi) 공단, 카라콜(Caracol) 공단이다. 이는 미국의 자본과 시장, 아이티의 노동력, 도미니카공화국의 인프라, 한국의 기술력이 접목된 국제협력 성공 사례다. 인접국 아이티도 인구 천만이 넘는 중미지역 주요 국가로서 향후 재건 수요와 외국인투자 확대 등이 예상되며, 우리 기업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외에 도미니카공화국은 글로벌 미래에 대한 투자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수도 산토도밍고(Santo Domingo)의 교통문제, 쓰레기 등 환경문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태양열, 풍력 건설 그리고 수소에너지 활용, 전기차 보급 확대 등 밝고 깨끗한 미래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2월 아비나데르 대통령은 외교단 초청 오찬 시 한국 대사에게 방한 희망 의사를 피력했다. 중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도미니카공화국에게 한국은 늘 모범 사례이자 따라야 할 모델로 평가된다. 특히, 교육, 직업교육, 여성교육에 있어서 한국은 선망의 대상이다.

또한, 지난 2023년 4월 도미니카공화국 라켈 페냐(Raquel Peña) 부통령의 첫 방한을 맞아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도미니카공화국 외교부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고 양국 경제협력을 가속화 하기로 뜻을 모았다. TIPF는 자유무역협정 미체결 국가 중 전략적 협력 필요성이 큰 국가들을 대상으로 체결하는데, 도미니카공화국은 한국이 중남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TIPF를 체결한 국가다. 양국은 이를 토대로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양국 간 협력과 관심을 어떻게 최대한 실질적 협력으로 이끌어낼 것인지가 우리의 가장 큰 임무 중 하나이다. 금번 대선 결과가 우리 기업에겐 하나의 큰 기회로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