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존경하는 반기문 前 총장님, 김동원 총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북핵 위기와 4강 외교’심포지엄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뜻깊은 자리에 저를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행사를 위해 수고해 주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과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찍이 헨리 키신저는
“한국,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일본을 사정거리 안에 두면서
광신도들이 지배하고 있는
북한 정권의 비확산 문제만큼
강대국들의 협력에 적합한 이슈가 있을까 싶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1990년대초 제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한 이후
지난 30여년간 북핵 문제는 끊임없이
부침을 겪어 왔습니다만,
과거 6자회담 등을 통해 우리가 얻은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교훈은
주변 강대국들과의 외교가
북핵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는 것입니다.
북핵 문제의 현 상황을 평가하고
4강 외교를 통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오늘 이 심포지엄의 의미는
그래서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 1세션: 북핵 실태 및 다자/양자 협상 평가 (좌장: 김 숙 前 유엔대사)
2세션: 북핵 해법을 위한 4강의 입장 (좌장: 남성욱 원장)
[북핵 문제의 현재]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은 지정학적 대전환기입니다.
리차드 하스 前 美외교협회장의 진단처럼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입니다
미중 전략경쟁은 날로 첨예해지고 있고,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을 둘러싼
안보 갈등이 일상화되고 있으며,
유럽과 중동에서는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진행 중에 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를 틈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고,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면서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전술핵무기 체계의 실전배치와 군사훈련을 통해
우리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서슴치 않고 있고,
GPS 교란과 오물 풍선 살포 등
저열한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북 정책과 4강 외교]
날로 고도화하고 있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대북 억제이며,
그 핵심은 한미동맹입니다.
한미 양국은 작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시
‘워싱턴 선언’으로 창설된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집중적인 협의를 가진 결과,
마침내‘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완성하고
지난 7월초 워싱턴 NATO 정상회의 계기에
양국 정상이 이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미동맹은 이제 명실상부한
핵기반 동맹이 되었습니다.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또 하나의 축은 한미일 안보협력입니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은 것입니다.
작년 3월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8월에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가 개최된 이후
한미일 안보협력은 착실히 제도적 기반을
다져가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1주년을 맞아
한미일 정상이 3국 협력 강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였고,
지난주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관한
한일 양국의 협력 의지와 방향성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일본의 국내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대응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근 양국간 고위급 교류를 통해
한중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모멘텀이 생긴 만큼,
중국을 더욱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중 전략경쟁의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이익이 합치하는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되,
중국에 대해 할 말은 하는
원칙있는 외교 기조를 견지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로 삼아 도발적 행동을
일삼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면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견인하는
외교적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한러 관계는 그렇지 않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크게 제약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 6월
29년만에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이루어졌고,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까지 체결된 이상 한러관계를 아무 일 없었던 듯이
평소처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러시아측에 대해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여하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해 나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우리의 향후 조치는
러시아의 실제 행동에 달려있다는 점을
러시아측에 지속 경고하면서
러북 불법 군사협력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동시에 러시아측과 필요한 소통은 유지하면서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번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남북 대화협의체를 제안하였고,
북한이 비핵화의 첫걸음만 내딛더라도 정치·경제적 협력을 즉각 개시할 것임을 재확인하였습니다.
모든 대화 제의를 거부해 온 북한은
이번에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만,
정부는 북한이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는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맺음말]
내외 귀빈 여러분,
북핵 문제를 우리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4강 등 주요국의 입장을 면밀히 파악하고 조율하며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의 식견과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정부는 북핵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오신
전문가 여러분들의 고견을 귀담아 듣고
대북정책과 4강 외교 전략을
다듬어 나가고자 합니다.
이어질 세션에서
창의적인 의견을 모아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