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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국내언론

[기고문]미국-캐나다 관계

부서명
작성자
작성일
2005-03-09
조회수
1971

매일경제 2005.3.9자 37면

[미국-캐나다 관계]

 

한ㆍ일 관계가 그렇듯이 인접국 관계는 항상 복잡미묘하다.

캐나다와 미국 관계도 예외가 아니다.

캐나다는 무역 80% 이상을 미국에 의존 할 뿐만 아니라 국제전화 코드와 운전면허도 상호 공유할 정도로 미국과는 떼 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지만 캐나다 사람이 미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은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특히 대미관계가 캐나다 국내 정치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중요하고 미묘하다.

캐나다 서부에 기반을 둔 보수당은 친미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는 반면 동부 자유당, 퀘벡주 퀘벡블록당은 미국과 거리를 두는 편이다.

미묘한 문제가 생기면 주권을 들먹이며 대립하는 것을 보면 캐나다와 미국은 늘 같은 편이라는 착각을 가졌던 필자에게는 매우 생소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 미국 미사일방어망(MD) 참여 요청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던 마틴 총 리가 미국에 불참이라는 고육지책의 결정을 통보하자 양국 관계가 들끓고 있다 . 크레티앙 전 정부가 이라크전에 파병해 달라는 미국측 요청을 거부함으로써 양 국 관계가 매우 악화된 가운데 2003년 12월 마틴 총리는 대미관계를 어떻게 하 든지 복원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진 채 집권한 바 있다.

총리에 취임하자마자 마틴 총리는 캐ㆍ미 관계 발전특위를 설치하고 대미 관계 를 복원하기 위해 자신이 신속히 워싱턴을 방문하였을 뿐만 아니라 재선된 부 시 대통령을 오타와에 초청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MD문제도 호의적인 견해를 언론에 띄우면서 여론의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이 재신임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치른 지난해 총선에서 마틴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과반 의석을 잃고 소수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렇게 취약한 정치적 상황에서 마틴 총리는 급진적인 신민주당과 퀘벡블록당 이 반대할 뿐만 아니라 자유당에서조차 인기 없는 MD 참여문제에 불참한다고 공식 발표함으로써 미국측 반발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마틴 총리는 불참 이유로 캐나다는 이미 미국과 북미방공망(NORAD)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 문제로 미국과 관계가 손상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옹색한 태도를 밝혔다.

국익과 정권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총리로서 고민이 매우 깊은 것 같다.

<임성준 주캐나다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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