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G20 코리아 릴레이 진단] 글로벌 코리아, 지금부터 시작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2009.10.5, 매일경제 게재 

  
 
2009년 9월 25일은 우리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 미국 피츠버그에 모인 G20 국가 정상들은 내년 11월에 우리나라에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정상들은 G20 정상회의를 연례회의로 정례화했으며, 세계 경제협력을 위한 주 논의의 장(premier forum)으로 인정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G20 일원으로서 세계 경제 현안 해결을 주도하는 국가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국제사회를 리드하는 국가로 거듭난 것이다. 피츠버그에서 G20 정상들은 내년 6월과 11월 두 차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11월에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이는 작년 11월 워싱턴에서 G20 정상회의가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가 G20의 성공적인 금융ㆍ경제위기 대응 노력에 크게 기여한 점이 평가된 결과라고 하겠다. 더욱이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6월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공동으로 주재할 것을 요청하여 왔다.

이처럼 중차대한 외교적 성과는 손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래 성숙한 세계국가(글로벌 코리아)를 국정지표로 삼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특히 G8나 G20와 같은 세계 주요국 모임인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참여를 강화했다.

지난해 일본 도야코 G8 회의에 이어 올해 이탈리아 라퀼라 G8 회의에도 참여하여 기후변화, 에너지안보 등 국제 현안 해결 방안 모색에 기여하였다. 또한 G20 정상회의에는 출범 준비단계부터 참여해 현재는 G20 의장단으로서 세 차례 개최된 정상회의 의제 설정과 성과 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가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것은 정부의 이런 노력과 함께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내고 최빈국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로서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우리 국민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개최한 정상급 국제회의 중 최대 규모로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는 G20 정상회의 유치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글로벌 코리아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에게 맡겨진 내년 G20 의장국 소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년은 세계 경제 회복이 진전돼 출구전략 등 위기 후 세계 경제 관리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며, G20 정상회의 제도화 등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개편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경제질서에 대한 비전과 새로운 세대들에 희망을 제시해야 할 중대한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내년 G8 의장국이자 6월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캐나다와 긴밀하게 협력해 이런 세계 경제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우리의 성공적인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역을 충실히 해서 G20 정상회의가 세계 경제 문제를 책임지는 대표성 있는 회의로 내실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글로벌 금융ㆍ경제위기가 가져온 국제 경제 거버넌스 변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G20가 국제경제협력의 핵심적인 포럼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이번에 한국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민족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제 우리는 세계 경제와 글로벌 거버넌스가 만들어져 가는 중요한 역사적 전환의 한가운데 서 있다. 정부는 내년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세계가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이루는 데 기여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중심국가로 우리 위치를 공고히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