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1. 국가상징
  2. 어린이·청소년
  3. RSS
  4. ENGLISH

외교부

국내언론

[기고문] 폴란드 바르샤바의 인어

부서명
작성자
이시형 주폴란드대사
작성일
2008-12-03
조회수
1152
 

[기고문] 폴란드 바르샤바의 인어  
이시형 주폴란드대사, 2008.12.3(수), 내일신문

폴란드 바르샤바 구시가지 광장 한 가운데에는 어여쁜 인어상이 있다. 바르샤바의 상징이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비스와 강에서 '바르스'란 이름의 어부가 '사바'란 이름을 가진 인어를 낚았단다. 이둘이 결혼하고 그 자손들이 만든 도시가 바르샤바라 한다. 아름다운 전설이다. 폴란드 여성들은 아름다운 인어의 후손이다. 200년전 나폴레옹은 전 유럽을 손에 넣고 러시아로 원정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나폴레옹이 폴란드 여성에게 반해 정신을 못차렸기 때문이라는 일화도 있다.

그런데 바르샤바의 인어는 코펜하겐의 인어나 로렐라이 언덕의 인어와 다르다. 무시무시한 칼과 견고한 방패로 무장을 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잦은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후손들과 조국을 지키기 위함이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폴란드는 잦은 외침을 견디면서 민족 정체성을 유지해야 했다. 1795년에서 1918년까지 123년간 나라를 잃기도 했다. 그러나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독립을 되찾은 폴란드의 역사는 장엄하다. 아름다운 인어마저 칼과 방패로 무장해서 싸워 쟁취한 조국인 것이다.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우리에게 폴란드는 우리의 거울이다. 우리나라와 폴란드는 내년에 수교 20주년을 맞는다. 짧은 관계에도 불구하고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협력관계가 발전하고 있다. 2007년도 양국 교역은 38억달러로 폴란드는 프랑스를 제치고 EU내 우리의 4번째 교역대상국으로 올라섰다. 우리 기업들의 대폴란드 투자도 활발하다. 2007년말까지 13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폴란드는 우리의 중, 동유럽 최대 투자대상국이다. 100개 이상인 우리 기업들의 활발하고 성공적인 활동에 힘입어 폴란드는 유럽 최대의 LCD TV생산국이 되었다. 우리 투자업체에 고용된 인원도 2만명에 이른다. 폴란드는 한국을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의 파트너로 생각한다. 무역과 투자뿐만 아니라 장차 대형 건설사업과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정치적으로도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1994년 바웬사 대통령 방한, 2002년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 방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폴란드 방문에 이어 이번에 카친스키 대통령이 12월 5일부터 7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문화 및 학술 분야에서의 교류도 무척 활발하다.

폴란드내 최고의 명문 3개 대학에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연간 150명에 이른다. 또 폴란드어를 공부하는 한국의 대학생도 유사한 규모인데 이는 폴란드 바깥에서 폴란드어를 가르치는 규모로는 최대이다. 내년 수교 20주년을 맞아 폴란드인들은 우리의 전통 문화공연, 태권도 시범, 한국대회를 고대하고 있다.

지금의 세계 금융위기 타개 과정에서 보듯이 국제사회에서 신흥중견국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갖은 시련을 딛고 우리는 세계의 중견국가로 탈바꿈했다. 폴란드는 2004년 EU 가입 이후 유럽내 중견 국가로서 당당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슷한 역사적 경험, 시련 끝에 단련된 강인한 의지, 평화와 번영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하는 부지런함, 그리고 주어진 주변 여건을 슬기롭게 활용할 줄 아는 지혜는 우리 두 중견국가를 마음으로 연결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까운 친구일 수밖에 없다. 칼과 방패로 무장해 나라를 지켜야했던 아름답고 가냘픈 바르샤바의 인어가 우리에게는 유관순 열사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결코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이번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의 우리나라 방문으로 수교 20주년을 앞둔 양국관계가 한 단계 더 성숙,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출 처: 내일신문  08/12/3

만족도 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