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6일부터 9일까지 이집트를 공식방문한다.

최근 이집트의 어떤 언론인에게 “반만년 역사상 한국 국가원수의 최초 방문”이라고 했더니, 그는 “이집트의 8000년 역사에 비추어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면서 한국 대통령의 방문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집트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연결하는 중심에 위치해 있어 옛날부터 인류의 여러 철학적 사조와 종교적 믿음이 있어온 곳이다. 이집트는 지금도 22개 아랍국을 포함한 56개 이슬람국 중에서 중심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화에 따라 지구촌은 점점 더 가까운 생활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나날이 좁아지는 이 공간에서 새로운 양태의 문제와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세계화의 큰 틀 속에서 이슬람 문화권과의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이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동아시아권인 우리나라도 이슬람권과의 대화가 긴요함은 자명하다.

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은 이렇듯 지구촌의 한 거대 문명권의 중심부에 다가서 우리와의 교감을 촉진하는 바탕을 다진다는 의미가 있다. 마침 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을 앞두고 이집트 국영TV가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방영을 시작한 것도 문화권 간 깊은 교감의 한 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는 지난해 9월 직선제를 통한 대통령 선출과 12월 총선을 거치면서 민주화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국제사회는 이집트의 성공적인 민주화 이행을 통해 중동아랍지역의 정치발전이 더욱 촉진되고, 이집트가 오랫동안 노력해온 중동평화 정착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집트는 최근 천연가스 부존 확인량이 속속 증가하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투자와 고용 증대를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개방과 개혁, 과감한 사유화 추진 등 투자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산업 육성, 정보화 사회 건설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서 실제 사업환경이 좋아지고 경제성장률도 높아지고 있어 외국 기업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노 대통령의 이번 이집트 방문은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고 에너지자원 협력을 증진하며 경제개발 및 과학기술·환경·보건 분야 등 협력을 다원화하고, 우리 기업들이 이집트를 발판으로 여타 중동 국가들과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집트 정부도 노 대통령의 이번 이집트 방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환영하고 있으며, 양국 정상이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간 협력증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에 관하여 긴밀히 협의하기를 바라고 있다.

최승호 주 이집트 대사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