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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자유게시판

......믿는 우리가 바보여! 알아서 자신을 지켜야져...

작성일
2002-06-19 00:00:00
조회수
177
작성자
혼**
캐나다서 유학생 피습 \'혼수상태\'
국내 언론, 현지공관선 \'나몰라라\'

현지 언론·교민단체의 \'온정 답지\'와 대조




▲박지원 양 사건을 보도한 지역일간지 \'밴쿠버 선\'의 15일자 인터넷판 기사. 신문은 \"폭행당한 한국인을 돌보는 것이 캐나다가 마땅히 해야할 일 / 윤리학자-정치인들이 이슈를 제기하다\"라고 제목을 뽑았다. 기사 속 사진은 혼수상태에 빠진 박지원 양의 병상을 지키고 있는 어머니 임춘란 씨.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난 여대생이 현지에서 괴한에게 폭행을 당한 후 4주째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힘겨운 투병 중에도 지역사회와 한인들의 온정이 끊이지 않아 가족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유학생 신분의 박 양에 대한 정부지원 문제는 밴쿠버 지역 언론들의 대대적인 보도 속에 지역 사회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한국의 주요언론들은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이 사건 발생 3주가 지나도록 박 양의 사고소식을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아 캐나다 언론들과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우리 언론들의 외면은 지난 1월 발생한 영국 유학생 피살사건 때의 높은 관심과는 크게 배치되는 것이어서 해외 체류 국민들의 안전 문제에 속수무책인 우리 정부의 입지와 궤를 같이 한다.


지난 1월 어학연수 목적으로 밴쿠버로 떠난 박지원(22. 한국외국어대 터키어학과 휴학)양은 지난달 27일 저녁 8시경(이하 현지시간) 뜻하지 않은 변을 당했다. 박양이 공원 내 호수 부근에서 조깅을 하다가 괴한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이날은 마침 박양이 지역 대학(랍슨 칼리지)의 어학 프로그램에 등록, 첫 수업을 시작한 날이었다.


괴한은 박양의 목을 조르는 등 마구 구타했고, 뇌에 중상을 입은 박양은 밴쿠버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실려갔다. 밴쿠버 경찰은 사건 용의자로 로버트 게리 월린(Robert Gary Wallin. 25)을 현장에서 체포했고, 월린은 현재 살인미수와 부녀자 폭행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박양은 이틀 뒤 잠시 의식을 회복했지만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담당의사 로빈스 박사에 따르면, 박양은 뇌사(brain death) 상태는 아니지만, 숨쉬고 눈 깜박거리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혼수(coma) 상태에 있다.


일주일 가량 박양의 상태를 지켜본 로빈스 박사는 \"갈수록 상태가 위중하다. 뇌가 많이 손상돼 (소생할) 가망이 없다\"는 소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의사는 박양에게 생각하고 말하는데 기능 장애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캐나다 의료진들은 박양이 설사 의식을 차린다 해도 정상인으로의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상태다.


박양의 어머니 임춘란 씨는 지난달 31일 밴쿠버를 찾아가 딸을 간병하고 있다. 불행중 다행으로 박양은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상태여서 최고 2만 달러(미화)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종합병원의 하루 입원비가 약 2천달러(이하 캐나다 달러)에 달하고 병세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입원비는 급격히 불어날 전망이다.


\"딸이 듣고 있다는 생각에 말도 함부로 못한다\"
- 박지원 양 어머니 임춘란씨 전화인터뷰

▲지난 5일 기자회견 도중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는 임춘란 씨.
ⓒ The Province
밴쿠버 종합병원에서 24시간 지원이의 곁을 떠나지 않는 사람. 누구 보다 지원이가 곧 일어날 거라고 믿고 있는 사람은 어머니 임춘란 씨다. <오마이뉴스>는 19일 오전(한국시간) 임씨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임씨는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힘있는 목소리였다. “입술이 다 부르터 말하기가 좀 힘들다”면서도 인터뷰 내내 한숨 한번 내쉬지 않았다. 그것은 딸이 꼭 회복될 거라는 희망에서 나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 요즘 심경은 어떤지?

“처음과 다르게 아주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의사들은 가망이 없다지만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원이가 다 듣고있다고 믿기 때문에 침대주변에서는 상태얘기를 안 한다.


- 현지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준다고 들었다.

\"현지인들이 너무 잘해준다. 일반병동으로 옮기기 전에도 많이 격려해주고 만나려고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기도해주고 상태도 물어보며 \"실망하지 마라. 우리 아이도 이랬다\"고 위로를 던진다. 같은 병동에 있는 캐나다 사람이 자신의 투병 경험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보내줬고, 미국에서도 꽃다발과 편지가 오고 있다. 이런 격려 때문이라도 도저히 희망을 버릴 수 없다.\"


- 용의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현장에서 붙잡혀 구금돼있다고 들었는데, 범인에 대해서는 어떤 감정도 없다. 사람들이 덜 다급할 때 그런 얘기, 분노도 나오는 거지.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지원이다. / 김지은 기자


캐나다에서는 영주권자, 시민권자에게는 무상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으나 박양과 같은 유학생은 반대로 엄청난 액수의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박양 가족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황승일(마이클 황) 변호사는 \"장기치료를 받을 경우 매달 3500∼5000달러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재난에도 불구, 밴쿠버 한인들과 지역사회가 박양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가족들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현지 유학생선교센터의 주도로 사고현장에서 열린 기도회(2일)에서는 한인과 유학생, 밴쿠버 주민 등 150여 명이 모여 1500달러의 성금을 모아줬다. 한인신용조합과 스코샤은행 2군데에 개설된 모금 구좌에도 18일 현재 5만 달러 이상의 성금이 모였다.


한인 밀집지역인 코퀴틀람의 한 교민 운영 식당에서는 \"매주 화요일 매상과 종업원 팁의 5%를 성금으로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밴쿠버 한의사협회에서는 박양에 대한 한방치료에 나섰다. 밴쿠버 종합병원은 \"우리는 더 이상 손쓸 게 없다\"며 한방치료를 허락했다.


밴쿠버한인회는 물질적 지원과 별도로 연방정부와 주(州)정부가 박양과 어머니가 캐나다에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체류기간을 연장하고 치료경비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새벽에는 월드컵 축구 한국-포르투갈전을 관람하기 위해 한인회관에 모인 교민, 유학생 256명이 한꺼번에 서명에 동참했다.


한인사회의 훈훈한 인정도 인정이지만 가족들을 더욱 뭉클하게 하는 것은 소수민족 유학생의 어려운 처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현지 언론과 주민들의 반응이다. \'밴쿠버 선(Vancouver Sun)\', \'프라빈스(Province)\' 등 지역 일간지들과 CBC, BC TV 등 방송들은 사건 발생 후 연일 박양 사건을 보도하며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국영방송 CBC 뉴스의 앵커는 이 사건을 보도하며 \"쓰레기 같은 캐나다 사람에게 한국 유학생이 봉변을 당했다. 한 사람으로 인해 더럽혀진 캐나다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논평했다.


밴쿠버 선은 15일자에 \'한국인 희생자는 연민과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사설은 \"지난달 27일 폭행의 피해자가 된 박지원양은 어학 연수차 밴쿠버를 찾는 2만5천명에서 3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학생들 중 한 명이다. 그녀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불행을 당할 수 있었다. 과거 수차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던 시민들이 다시 지갑을 열어야 하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 브리티쉬 컬럼비아 주(州)정부도 그녀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영주권을 지급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주의원 론 메이엔코트(Lorne Mayencourt)씨가 주최한 조찬 모임에는 밴쿠버 경찰, 시의원 등 2백여명이 참석, 6600달러의 온정이 쌓였다. 메이언코트 의원은 \"최근 개정된 주(州)법에 따라 범죄 사건의 피해자인 박양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 밴쿠버 지역사회는 머나먼 이국에서 봉변을 당한 박 양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4일 열린 박지원양돕기 조찬모임에서 역시 거리 폭력의 희생자였던 조엘 리빈(오른쪽)은 생면부지의 박양을 위해 참석자들에게 \"그녀가 회복될 때까지 계속 지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고, 제니퍼 클락 밴쿠버 시장 서리도 이날 \"시의회에서 (치료가 될 때까지) 박양의 밴쿠버 체재를 연장하는 결의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BCTV News on Global


왕년의 인기 소울가수 스모키 로빈슨(미국)은 내달 21일 밴쿠버 공연에서 \"입장권 1장 수입마다 2달러를 성금으로 내놓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티켓이 매진될 경우 5400달러의 성금이 박 양에게 돌아간다.


한 지역 음악인도 27일 한인회관에서 자선공연을 갖고 수익금의 절반을 성금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29일에는 지역의 유수 대학교 재학생들이 성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에 나선다.


조카의 병세를 살피러 밴쿠버를 다녀온 박양의 이모부 김충기씨는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경험한, 이역에서의 \'뜻밖의 환대\'를 다음과 같이 상술했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밴쿠버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날 TV를 보니 한인회장과 황 변호사가 나와 지원이 사정을 설명하며 \'구좌를 개설했으니 시민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가족들이 오기 전부터 밴쿠버 한인들은 우리 지원이를 도와줘야겠다는 준비에 들어가 있었다.


의료기 사업을 하는 한 밴쿠버 한인교포는 의료기를 지원해주겠다고 했고, 병원에도 중국계 시민들이 와서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유학생들은 매일 돌아가면서 가족들의 통역을 해주고 병상을 지켜준다. 방송 등 언론사 기자들이 와서 인터뷰하는 것도 도와주려는 목적에서 온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도움 준 사람들 얘기를 하자면 끝도 없다. 빨리 지원이가 일어나서 이런 은혜를 제대로 갚을 수 있어야 되는데...\"


박 양이 의료보험 혜택을 적용받게 되면 치료비 전액이 주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는데, 현지 일간지 독자의견란에도 \'시민들의 세금으로 \'이방인\'을 치료해줘야 하는가?\'라는 주제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일간지 \'프라빈스\'지에는 3일 간격으로 다음과 같은 독자들의 지상논쟁이 전개됐다. 밴쿠버 시민들이 \"국민의 건강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제로 논쟁을 벌이는 것이 우리의 현실과는 사뭇 차이가 나지만, 이방인들에 대한 그들의 시선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어 마지막으로 일부를 소개한다.


지역언론들이 한인 유학생에게 지나치게 호의적인 여론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녀의 치료비용을 부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녀는 그녀 가족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녀를 매몰차게 거부한다고 해서 한국정부가 우리와 다르게 행동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군요.(래리 베넷, 6월9일)


베넷 씨, 당신 의견에는 동정심이 빠져 있습니다. 밴쿠버 시민 하나가 어린 한국인 유학생을 공격했다는 사실이 도시의 명성을 더럽혔습니다. 어떻게 우리가 고개를 쳐들고 지원이를 돌려보낼 수 있습니까? 당신 생각대로 한국 정부가 지원이와 그녀 가족에게 매몰차게 대한다면 왜 우리까지 한국 정부처럼 해야 합니까? 우리는 지원이의 문제를 쉬쉬해서는 안됩니다.(샌드라 카데즈, 6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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